![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에는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게시물이 삭제됐지만 정보란에는 여전히 알코올·약물·도박과 같이 인터넷게임란이 있다. [사진: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갈무리]](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6/571227_534959_334.png)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게임 업체가 밀집한 경기 성남시와 산하 위탁기관이 게임을 술, 약물, 도박과 같은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한 공모전을 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자 돌연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게시한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관련 내용을 이날 삭제했다.
당시 지원센터는 공모 주제로 지원센터 홍보와 '중독폐해 없는 건강한 성남'과 함께 '4대 중독(알코올, 약물, 도박, 인터넷게임) 예방'을 제시했다.
해당 공모전은 성남시가 주최하고 지원센터가 주관했으며, 총상금 규모는 1200만원이었다.
성남시는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웹젠,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기업들이 집중된 지역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이런 지역적 특성 때문에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한 공모전에 대한 업계의 비판이 더욱 격렬했다.
게임인재단 공동 이사장인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카카오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 성남시에서 게임을 4대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는 공무원들이 성남시에 있다"는 비판글을 올렸다.
남궁 이사장은 성남시와의 협력 중단 의사도 시사했다. 그는 "성남시와 친밀감을 가지고 성남시 청소년을 위해 최근에도 게임인재단에서 1억원을 지원하는 등 여러 행사를 함께했었는데, 그만하자고 건의해야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원센터 측은 관련 질의에 내부 검토 중이라며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의 보건복지부 게임질병화 관련 정보공개청구 [사진: 한국게임이용자협회]](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6/571227_534960_348.png)
한편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분류한 것은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정책 안내 페이지와 전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에도 유사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공개청원과 정보공개청구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가 법적 근거 없이 게임을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지원 대상을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의 중독 문제'로 규정하고 있을 뿐 '게임'이라는 구체적 표현은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자의적 법률해석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국 60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가운데 40여 곳에서 게임 중독 관련 표현을 직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철우 협회장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2022년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으로 게임이 문화예술 범주에 포함됐고, 202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하는 취미로 조사됐다"며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보는 정책은 이런 사회 변화와 배치된다"고 말했다.
게임이용장애를 둘러싼 국제적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해 국제질병분류(ICD)에 포함시켰지만, 국내에서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체계(KCD)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학계에서도 WHO 결정의 타당성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최신 연구 결과는 게임 중독에 대한 우려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지난달 발간된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 5차년도 보고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청소년 924명과 성인 701명을 5년간 추적한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WHO가 제시한 '12개월 이상 삶의 통제력 상실, 부정적 영향 지속' 기준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게임 과몰입군보다 일반이용자군의 게임 이용 시간이 더 길어 게임 시간만으로는 문제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연령대를 불문하고 게임 이용 시간과 이용 게임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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