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베트남 법인(SEMV) 공장 [사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SEMV) 공장 [사진: 삼성엔지니어링]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기가 AI와 자율주행이라는 메가트렌드를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환율 변동이라는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전환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가 2분기 환율 하락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AI 서버와 전장용 제품의 수혜로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2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주로 환율 하락의 영향이며 본업 실적은 오히려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1분기 1452원에서 2분기 1408원으로 하락한 것이 직접적인 수익성 압박 요인이다. 하나증권은 동사의 환율 민감도가 원/달러 10원 변동 시 월 영업이익이 약 10~15억원 증감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44원 하락은 월 60~7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인 MLCC 부문은 오히려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MLCC 가동률은 1분기 85%를 넘어 88%까지 상승했다고 추정된다. 이는 레거시 IT 제품군인 PC와 모바일용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AI 서버와 전장용 수요가 이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나증권은 분석했다.

1년 전과 달라진 경쟁 환경...AI·자율주행, 성장 동력 부상

1년 전과 비교하면 삼성전기를 둘러싼 경쟁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하이투자증권이 2024년 7월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당시에는 중국의 스마트폰과 PC 생산량이 전년 12월부터 3월까지 급격히 개선된 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주요 업체들은 연간 10~15%의 외형 성장을 전망했으며, 하반기 가동률이 1분기 대비 10%포인트 내외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는 AI와 자율주행이라는 명확한 성장 동력이 부각되면서 기존 IT부품 중심 시장에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삼성전기는 아직 초소형, 고용량, 고전압, 고신뢰성 제품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CAPEX보다 R&D 투자 확대가 더 시급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장용 MLCC 시장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당시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2025년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자율주행과 전장 관련 MLCC 및 카메라 매출은 2025년 1조6000억원, 2026년 1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카메라는 자율주행에서 눈과 귀의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라고 하나증권은 분석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 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MLCC 외에도 신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실리콘캐패시터의 경우 밸류체인을 구축했고 올해부터 상용화에 들어간다. 

다만 유리기판 사업의 경우 섣부른 시장 개화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다수 공정에서의 난이도가 매우 높고 개발 참여에 적극적인 고객 확보도 쉽지 않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모듈의 발열 관리 측면에서 해결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을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박형규 SK증권 연구원은 "MLCC, 카메라, 기판은 모두 AI 관련 부품"이라며 "전방 산 업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AI 수혜 여부가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CAPEX 보다 R&D 투자 확대가 더 시급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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