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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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AI 산업 100조원 투자 정책이 반도체부터 제조업까지 전 산업 생태계를 재편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GPU 의존도 탈피를 위한 국산 NPU 개발과 스마트팩토리 확산이 핵심 축이다.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제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함께 거대 자금을 투입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하려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그 위치를 위협받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정부는 반도체 산업 지원 규모를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국비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미국은 자국 내 생산시설 확보와 동시에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메모리 1위 국가 한국 내 반도체 비중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PU와 결합되는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반도체 지원 정책은 이러한 기존 강점과 정부의 대폭 확대된 반도체 지원책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AI 전용 프로세서와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해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산 AI 인프라 구축 사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AI 개발은 엔비디아 GPU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LLM 모델들이 H100 GPU를 최소 1만개에서 최대 20만개까지 사용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우선 5만개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같은 특정 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AI 전용 NPU 개발과 실증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산 AI반도체 상용화 지원을 위해 494억원 규모 추경사업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11일 AI반도체 분야 추경사업 통합설명회를 개최하고 국내 팹리스들의 NPU 조기 상용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이번 추경 494억원을 포함해 AI반도체 분야에 총 2434억원을 투입한다.

추경사업은 5개 분야로 구성된다. AI컴퓨팅 실증 인프라 고도화에 120억원, AI반도체 사업화 적시 지원에 220억원이 배정됐다. 국산 NPU 기반 AI컴퓨팅 실증 인프라는 올해 50PF, 3년간 120PF 규모로 구축해 2026년부터 LLM 실증을 진행한다.

국산 AI반도체 상용화 지원 사업에 대해 박태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기업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실제 필요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산 NPU 조기 상용화 성과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AI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해 퓨리오사AI NPU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AI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해 퓨리오사AI NPU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AI 반도체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제조업 현장의 AI 도입도 본격화된다. 하나증권은 "AI 기술은 생산, 물류 등 전반적인 공급망의 효율성 제고하고 스마트 팩토리 및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AI 정책은 이러한 제조업 혁신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한다.

이재명 정부의 AI 100조원 투자 정책에는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 자동화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 로봇, 물류 자동화 로봇 등이 포함된다. 또 스마트팩토리 라인 구축과 AI 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접목한 검사 장비 등도 정부 지원 대상이다.

예를 들면 AI는 곧장 소비자 행동, 계절성, 지역별 트렌드 등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는 등 팩토리 최적화에 곧장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월마트 등 글로벌 대형 리테일러들은 AI 기반 시스템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도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공공 데이터의 민간 개방 확대로 AI 연구와 신제품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업용 로봇 도입 흐름도 AI 산업화의 한 축이다. 협동로봇 제조와 공정 자동화 솔루션,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 기술 등이 연관 기술로 꼽힌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수는 2024년 60만대에서 2027년 75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디스플레이·2차전지·반도체용 자동화 장비와 AI 기반 지능형 로봇 구동 모듈 개발 등이 AI 100조원 투자 정책의 핵심 수혜 분야라고 하나증권은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AI의 발전은 로봇 프로그래밍 및 제어 방식을 혁신하여 제조 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업용 로봇 도입은 제조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는 곧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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