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겸 창립자 [사진: 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 겸 창립자 [사진: 쿠팡]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쿠팡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11조5000억원을 올렸다. 20%를 웃도는 성장률을 감안할대 연매출 50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7일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 제출한 1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원화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452.66)으로 전년 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률과 유통업계 통상 연말로 갈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의 올해 연매출 50조원 달성이 전망된다. 지난해 쿠팡의 분기별 매출을 살펴보면 1분기 9조4506억원, 2분기 10조375억원, 3분기 10조6900억원, 4분기 11조1139억원 등 연말로 갈수록 증가했다. 

국내 매출의 경우 고급품 중심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가 주효했다. 올 1분기 쿠팡은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를 통해 에스티 로더, 랑콤 등 기존 브랜드에 키엘·돌체 앤 가바나·조 말론 같은 유명 브랜드를 선뵀다. 로켓배송 여러 카테고리에 스와로브스키·웨지우드·로얄 코펜하겐·네스프레소 등 유명한 고급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띈다. 1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전년(531억원·4000만달러) 대비 4배(300%)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0.6%) 대비 크게 개선한 2%로 집계됐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규모는 작년 4분기(1827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고, 주당순이익은 0.06달러였다.

이와 관련 김범석 쿠팡 의장은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하는 등 고객 참여가 활발해졌다"며 "상품군을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하는데 투자하면, 고객의 리테일 지출이 늘고, 이는 다시 상품군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쿠팡의 주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가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며 고성장을 뒷받침했다. 올해 1분기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9조9797억원(6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관련 활성고객수는 2340만명, 활성고객당 매출은 42만7080원(294달러)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활성고객수와 활성고객당매출은 각각 16%, 6% 늘었다.

김범석 의장은 "견고한 성장과 마진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일관된 추세는 비용 최소화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며 "상품군 확대로 가격은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데 집중해 한국 리테일 시장의 몇 배에 달하는 성장을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이어갔다"고 말했다.

성장 사업 부문(파페치·대만·쿠팡이츠 등)은 1분기 매출이 원화 기준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8% 고성장했다.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40억원(1억6800만달러)으로, 작년 1분기(2470억원) 대비 적자규모를 소폭 줄였다. 

특히 대만은 신사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쿠팡은 올 1분기 대만에 와우 멤버십을 출시하고, 로켓배송 상품군을 500% 가까이 늘렸다. 코카콜라·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물론 현지 브랜드들을 아우르는 대만 로켓배송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대만에서 상품군의 폭을 넓히면서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 뿐 아니라 대만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현지 브랜드를 포함한 공급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번 분기 대만 상품군은 500% 가까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와우 멤버십과 마찬가지로 와우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회원 지출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이 작년 초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는 다음 단계로 도약을 위한 정비에 돌입했다. 파페치와 관련해 김 의장은 "다음 단계로 확장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서나 고객에 세계 최고의 럭셔리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지난 몇 분기 동안 이 전략에 맞춰 운영과 고객 서비스를 간소화해 전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쿠팡은 최근 글로벌 이슈들이 쿠팡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쿠팡은) 최근 발표된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글로벌 이벤트로 인한 핵심 소비자층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상황에서 아예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인식하는만큼, 향후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쿠팡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매입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로, 쿠팡Inc 이사회는 자본 배분 전략의 일환으로 이같은 안건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거랍 아난드 CFO는 "자사주 매입은 당사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로, 기존 시장 상황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 수준의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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