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2025년 1분기 실적이 극명한 명암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RA 세액공제 효과로 3747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삼성SDI는 4341억원 적자로 충격을 줬고 SK온은 2993억원 적자가 지속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전략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삼성SDI와 SK온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객사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2분기 이후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 배터리 기업의 공세 사이에서 현지화 전략 성패가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2%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매출은 북미 지역 선제적 투자를 통한 EV 수요 대응, EV향 원통형 제품의 견조한 수요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 정책 기조 지속, ESS 전방 수요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4577억원이 포함돼 버팀목이 됐다. 이 세액공제를 제외할 경우 실질 영업이익은 830억원 적자다.

이 CFO는 "손익은 원재료비 하향 안정화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으로 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고 북미 판매 증가에 따른 생산 보조금도 반영되어 3747억원의 흑자 및 20%의 EBITDA 마진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지만 지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다시없을 성장과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그동안 수많은 최고,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온 LG에너지솔루션만의 저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사진: 각 사]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사진: 각 사]

반면, 삼성SDI는 고객사 재고조정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삼성SDI는 1분기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34% 감소했으며, 2491억원 영업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5.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567억원에서 4341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배터리 부문만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9%, 전분기 대비 16.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524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및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 주요 고객의 재고 조정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결과다.

삼성SDI는 2분기부터는 전방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실적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삼성SDI 관계자는 "2분기 역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손실 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6054억원,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 감소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개선했다. 다만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601억원 줄였다.

손실 감소에는 북미 판매 증가가 기여했다. SK온도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IRA AMPC 수혜를 입었다. 지원받은 규모는 17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110% 증가했다. 

SK온은 1분기에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배터리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사들이 신규 차량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기차 생산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2분기에는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온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현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실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계획를 밝혔다.

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지역 생산 거점 Capacity (GWh) 상업 가동 시기
한국 한국 1, 2동(서산) 7.0 3Q18
한국 3공장(서산) 14.0 2026년
유럽 헝가리 1공장 (코마롬) 7.5 1Q20
헝가리 2공장 (코마롬) 10.0 1Q22
헝가리 3공장 (이반차) 30.0 2Q24
미국 미국 1공장 (조지아) 10.0 1Q22
미국 2공장(조지아) 12.0 4Q22
블루오벌SK (켄터키/테네시) 127.0 2025년
HMG 북미 JV (조지아) 35.0 2026년
중국 BEST JV (창저우) 7.5 2Q20
EUE JV (후이저우) 10.0 1Q21
SKOJ JV1+2동 (옌청) 27.0 1Q21
SKOY (옌청) 33.0 2025년

 

 

 

 

 

 

 

국내 배터리 3사는 1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2분기 반등을 노리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중국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중국 침투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과 BYD는 올해 1분기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늘리며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1월 기준 BYD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25.8만 대)를 차지했고 CATL과 BYD는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5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9.3%, SK온은 4.5%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 수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 및 중국 견제를 위해 IRA와 관세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은 중국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미국은 중국 등 '우려국'에서 추출·가공된 핵심 광물 사용 시 IRA 세액공제를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며, 5월부터는 중국산 배터리에 54~104%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미 지난달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3일부터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에게는 현지화 전략에 따라 향후 실적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공급을 통해 즉각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IRA AMPC 수혜 규모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미국 내 신규 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을 바탕으로 IRA 혜택을 받으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와 SK온도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장하며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그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기반은 마련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시설 재배치를 통해 ESS 현지 생산 시점을 1년 단축했으며, 미시간 단독공장을 ESS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얼티엄셀즈 3기를 단독 공장으로 인수하는 등의 전략을 추진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조기에 가동하고 GM과의 합작법인 건설 공사를 개시했다. SK온 역시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 향상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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