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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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HBM 판매 감소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률은 HBM 경쟁사 SK하이닉스의 1/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HBM3E 개선 제품과 하반기 HBM4 양산으로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1분기 반도체 사업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회사는 3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DS부문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이 17% 감소한 수치다.

김재준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 및 HBM3E 개선 제품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수요 이연으로 전분기 대비 HBM 판매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요 공백 현상은 지난 1월 4분기 실적 발표 때 예고됐던 현상이 실제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됐으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의 판매 감소가 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D램 비트 출하량은 서버 중심의 판매 확대로 당초 가이던스 기준을 상회했지만, HBM 판매 감소를 상쇄하기에 부족했다.

낸드플래시 사업은 서버 SSD 수요 약세로 비트 성장률이 약 10% 감소했다. 그러나 가격 저점 인식에 따른 추가 구매 수요가 발생하며 당초 예상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 HBM 공백, 1분기 DS부문 실적 발목 잡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HBM 부진 공백을 채우지 못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를 공급하지 못한 것이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권혁만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와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SOC 미탑재의 영향으로 매출 하락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고객사의 계절적 수요에 힘입어 이미지 센서와 LSI 공급을 확대해 실적은 소폭 개선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노미정 파운드리 사업부 상무는 "미중 반도체 무역 갈등, 머추어 공정 고객사 재고 조정 지속, 선단 공정 신제품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등이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주요 고객사의 수요 부진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결국 HBM 경쟁력 강화가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필수 해결 과제로 남겨졌다.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3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들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규모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사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D램 분야에서는 선단 공정인 1b 나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는 "DDR5 및 LPDDR5X 공급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서버 시장에서 128GB 이상 고용량 DDR5 판매를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 트렌드에 대응해 "업계 선도적인 10.7Gbps LPDDR5X 제품을 기반으로 고용량, 고성능 추세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단 공정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2나노 GAA 공정의 수율 개선과 안정화에 집중해왔으며, 2분기부터 2나노 1세대 공정의 양산 투입을 시작할 계획이다.

노미정 상무는 "2나노 1세대 공정 신뢰성 평가를 완료했다"며 "동시에 2나노 2세대와 4나노 성능·전력 최적화 공정은 고객사 설계를 지원할 기술 인프라를 적기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AI·HPC 수요 중심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첨단 공정 신제품 양산, 머추어 공정 계절적 수요 회복, 선단 노드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머추어 공정은 반도체 공정에서 40나노미터 이상 노드(Node)를 지칭한다. 40나노미터 이하인 선단 노드에 비해 비교적 생산성이 높고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공정으로 여겨진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 겸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 겸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 영업이익률 4% 그친듯...수익성 개선 '총력전'

삼성전자 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4%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같은 기간 기록한 42% 수준의 영업이익률과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이러한 저조한 영업이익률의 주요 원인으로는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판매 감소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김재준 부사장이 언급한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 및 HBM3E 개선 제품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수요 이연"으로 고수익 제품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수익성도 함께 급락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가동률 하락도 수익성을 압박했다. 모바일 및 PC 시장의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요 고객사의 수요 부진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 증가로 연결"됐다고 노미정 파운드리 상무는 말했다. 반도체 생산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가동률 하락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시스템LSI 사업에서도 수익성을 깎아내렸다. 권혁만 시스템LSI 상무가 언급했듯이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SOC 미탑재의 영향"으로 고수익 제품군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미중 반도체 무역 갈등이라는 외부 요인과 1분기 역대 최대인 9조원의 연구개발비 지출도 단기적인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의 초기 판매 지연과 HBM4 개발 일정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HBM 사업의 본격적인 회복과 함께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세대 제품인 HBM4와 HBM4E 개발 진척도에 눈길이 쏠린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4의 경우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과 같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객 맞춤형 제품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업계에 관심이 높은 커스텀 HBM 또한 HBM4 및 HBM4E 기반 과제로 복수의 고객들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커스텀 HBM4의 일부 과제는 스탠다드 HBM4와 더불어 2026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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