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사후 대응 부실로 가입 고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사진: Reve AI]](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4/564003_528112_5019.jpg)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고객 유심 정보가 탈취된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부족한 물량으로 '유심 대란'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SKT 측 대책에 화난 가입자들이 소송 준비에 나서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SKT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 기준 유심 교체를 예약한 가입자는 507만명이다. 현재 SKT가 확보한 유심은 100만개 남짓이지만 이미 교체 예약자가 확보 물량을 넘어섰다.
SKT는 다음달 말까지 5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래도 600만개에 그친다. SKT 이동통신 가입자는 약 2300만명이다. 추가 물량을 모두 투입해도 가입자 25% 정도만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29일 오후 3시 기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는 956만명이다. SKT는 유심보호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동일한 피해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는 유출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유심보호서비스만으로도 '심 스와핑'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입자 전화번호, 가입자식별키(IMSI) 등 USIM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된 데다 다음달 중순에야 해외에서 유심보호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라 유심 교체 행렬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SKT가 물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유심 교체 카드를 먼저 꺼낸 것이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SKT는 지난 25일 긴급 설명회를 열고 유심 무상 교체 방침을 제시했다. 유영상 사장은 "SKT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8일에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본사 직원들에게 대리점 현장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독려했다.
29일에도 시내 주요 T월드 매장에는 유심을 교체하려는 가입자들 행렬이 이어졌고 일부는 유심 재고가 소진되며 발걸음을 돌렸다. 광화문역 근처 T월드 매장은 준비한 유심 50개가 오전에 모두 소진됐다. 이 매장 관계자는 "내일부터는 예약자들에게만 유심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가입자들은 SKT를 상대로한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 가입자 수는 4만8000명을 넘겼다. 국회 전자청원 사이트에도 SKT 사태 관련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가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행한 첫날인 28일 하루에만 SKT 가입자 3만4000여명이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했다. 한 SKT 가입자는 "번호이동을 위해 타 통신사 고객센터에 연락했는데 상담원이 번호이동 요청이 몰린다며 대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째인 29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유심 재고 수량 안내문이 놓여 있다. 이날 해당 대리점에서는 직원이 나와 오늘 준비된 유심이 20개뿐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4/564003_528074_4217.jpg)
기업과 관가에도 SKT 경계령이 떨어졌다. 네이버, 카카오, NHN 등은 SKT를 이용하는 임직원에게 유심 교체를 권고하는 공지를 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재계도 SKT를 쓰는 임원에게 유심 교체를 권고했다. 국가정보원은 모든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SKT 유심을 사용하는 업무용 단말·기기 유심 교체 등 안전 조치를 취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유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SKT는 소프트웨어를 초기화하는 이른바 '유심 포맷'도 강조하고 있다. SKT는 기존 유심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변경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SKT는 29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예약 코너를 28일 오후 5시부터 별도로 운영함으로써 1일 처리 용량을 50%가량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안해 하는 가입자들이 물리적 유심 교체 대안으로 이들 서비스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SKT는 여전히 500만개 확보 외에 별다른 유심 수급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매장 지정은 가능하지만 교체 날짜는 향후 고지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이용자가 모두 유심을 교체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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