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도 앱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맵이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사진: 챗GPT]
국내 지도 앱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맵이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사진: 챗GPT]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 지도 앱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구글맵 견제에 본격 나섰다. 구글이 최근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상황에서, 지도 앱의 기능을 확장하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외국인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사용자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네이버 지도에서 장소를 찾은 후 원활하게 예약·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네이버페이 이용 시 회원가입 조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국어 지원을 확대하고,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구체적인 지점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번역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네이버 지도 활용 가이드' 페이지를 오픈해 가볼 만한 장소 탐색부터 대중교통 길 찾기까지 다국어로 안내하는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편의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 지도 '비로컬' 캠페인 [사진: 네이버]
네이버 지도 '비로컬' 캠페인 [사진: 네이버]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인기 장소를 소개하는 '비로컬(BE-LOCAL)'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명동, 성수, 이태원, 한남동 등 인기 관광 지역에서 MZ세대 한국 이용자의 선호도가 높은 음식점, 카페, 패션, 복합문화공간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상철 네이버 플레이스 사업 부문장은 "다국어 네이버 지도를 통해 외국인 사용자들이 한국을 편리하게 여행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문화와 트렌드를 더욱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운전자 편의를 위한 기능도 개선됐다. 네이버 지도는 목적지 주변 주차장 검색 기능을 개선해 사용자들이 앱에서 주차 요금 정보 확인, 예약 및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목적지가 상업 시설일 경우 도착 예정 시각에 맞춘 영업 여부도 함께 안내한다. 전국 261만개에 달하는 네이버 입점 업체 정보(스마트플레이스)를 지도 앱에 반영해 위치 정보 이상의 심화 안내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맵 전문가 프로필 [사진: 카카오맵 갈무리]
카카오 맵 전문가 프로필 [사진: 카카오맵 갈무리]

네이버가 외국인과 운전자 중심으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전문가 프로필'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와 지역 전문가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인테리어, 플로리스트, 제과·제빵, 용달, 운세·상담 등 특정 지역의 전문 서비스 제공자를 검색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전문가를 발견하면 채팅 상담을 진행한 뒤 예약까지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올해 전문가 프로필을 시작으로 하이퍼 로컬(동네 생활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맵은 장소 공유와 대중교통 정보, 숙소 예약 기능까지 확대하며 사용자의 다양한 생활 동선을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한국공항공사와 협업해 공항 실내공간 안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공항의 상업시설, 화장실, 유아시설 등 편의시설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초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공항철도의 객차별 실시간 혼잡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검색 기능도 개편됐다. 목록 또는 지도 중 한 가지 방법으로만 볼 수 있던 검색 결과를 목록, 지도뷰, 듀얼뷰 등 3가지 버전으로 제공하고, 할인 혜택, 주차장 요금, 주유소 유가, 전기차 충전기 현황, 식당 휴게시간, 병원 운영 시간 등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숙박 필터 기능을 추가해 원하는 날짜, 인원, 조건에 맞춰 호텔, 풀빌라, 펜션 등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서비스 강화 노력은 실질적인 이용자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지도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705만명으로, 지난해 8월의 2699만명을 7개월 만에 경신했다. 네이버 지도는 오랫동안 국내 1위 지도 서비스 자리를 지키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맵은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월 MAU가 1171만명으로 전월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글 지도가 3.1%, 네이버 지도가 2.1%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맵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사용자 일상과 밀접한 기능 고도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기업은 지도 앱을 통한 수익 모델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Maps(맵스)' API를 출시해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섰다. 맵스는 누구나 네이버지도의 데이터를 활용해 배달, 모빌리티, 숙박, 물류, 부동산 등 위치 기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새로 출시한 맵스의 주요 특징으로 높은 신뢰도를 강조했으며, 전문 기관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네이버지도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집약해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AI 메이트 로컬'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AI 메이트 로컬'은 이용자와 소통하며 다양한 요청을 분석해 추천해주는 형태로 기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부터 AI 수익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카카오는 카카오맵 내 노출되는 비즈보드 광고 등을 더욱 활성화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도 플랫폼은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결제, 예약, 지역 정보까지 아우르는 생활 인프라로 진화했다"며 "지도 서비스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AI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강화되고, 생활 밀착형 기능이 더욱 확장되면서 지도 앱은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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