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3월말 제4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눈앞에 두고 유력한 후보였던 더존과 유뱅크 컨소시엄이 각각 불참을 선언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일정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오전 더존비즈온 ‘혁신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재조정 일환으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추진보다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향에 무게를 둔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 경쟁을 고려한 전략, 재무, 법률, ICT 등 다각도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와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경영진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앞으로 더존비즈온 강점을 살려 독보적인 데이터 기반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은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승인하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2025년 1분기 중 신청을 받아 2개월 이내에 예비인사 심사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지한 것처럼 3월말경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받겠다”며 “보통 신청을 받으면 예비 인가를 하는데 이건 예단할 수 없다. 협의를 해야 되고 자료가 부족하면 또 요구를 해야 되고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통 한 2~3개월 걸린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3월 25일~26일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추진하는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이었다.

더존비즈온이 주축이 된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 DB손해보험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강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런데 약 1주일을 앞두고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사진: 유뱅크]
[사진: 유뱅크]

 

이날 오후에는 유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 렌딧, 삼쩜삼, 트래블월렛 등 기업과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 등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이 참여를 확정했으며,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해 왔다. 유뱅크 역시 주요 후보 중 하나였다.

반면 또 다른 유력한 후보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오는 25~26일로 예정된 인터넷 전문 은행 신규 인가 접수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아이티센, 유진투자증권, NH농협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예비 인가를 받고자 하는 컨소시엄이라면 당국이 발표한 일정과 기준에 따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컨소시엄의 준비가 부족해 접수하지 못하는 것을 외부 환경으로 이유를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은 더존과 유뱅크가 이번에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 혼란한 정국과 경제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정국을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어려워졌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 혼란과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권이 바뀌나요?”라고 일축하며 일정을 그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3월말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등을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 2곳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대했던 것과 비교해 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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