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이동약자와 그 보호자가 빈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에 서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1/551135_515345_5145.png)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그 어떤 택시도 그들 앞에 멈추지 않았다. 평일 오전 8시에 도로를 지나는 택시들 앞에는 모두 초록 글씨로 '예약'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따금 글씨가 점등되지 않거나 빈차등이 켜진 택시가 지나갔지만 휠체어를 탄 고령자와 보호자를 보자 이내 '휴무'로 바뀌었다.
간간이 멈춘 택시가 있었지만 휠체어 승객을 태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신호에 멈춘 것이었다. 평소처럼 강남대로 곳곳에서 멈춰 승객을 내리고 태울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휠체어를 탄 승객과 보호자는 끝내 자력으로 택시를 잡지 못했다. 스마트폰에는 카카오T를 비롯해 그 어떤 택시 앱도 설치되지 않았고 이용하지도 못했다. 결국 다른 이의 스마트폰으로 도움을 받아 택시를 호출해야 했다.
호출이 성사된 후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승객 보호자는 "휠체어를 태워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걱정과 달리 택시 기사는 아무 거리낌도 없이 승객의 탑승을 도왔다. 휠체어도 택시 뒤에 잘 실을 수 있도록 도왔다.
◇ '휠체어도 걱정 없이 택시 타는 날'
교통약자란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교통약자는 1586만4000명으로 총인구의 30.9%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973만명(19.0%)으로 가장 많고, 장애인 264만2000명(5.1%), 영유아동반자 244만7000명(4.8%), 어린이 229만5000명(4.5%), 임산부 23만명(0.4%) 순이다. 일부 교통약자는 두 가지 이상 유형에 중복 집계됐다.
교통약자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이동권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고령자와 장애인은 전체 교통약자의 69.1%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모바일 활용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직결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모바일기기에서의 '필요한 앱 설치 및 이용' 능력을 갖춘 사람 비율은 73.8%인데 비해 고령층은 49.6%에 그쳤다.
특히 70대 이상의 경우 24.7%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20대(95.1%), 30대(91.5%)와 비교하면 3배에 가깝다. 50대(75.6%)와 대비해도 그 차이는 50.75p에 달했다.
또 장애인의 모바일기기 평균 이용능력은 58.1%로 일반국민(72.0%) 대비 13.9%p 낮았다. 필요한 앱 설치 및 이용 능력도 58.7%로 일반국민(73.8%)과 15.1%p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소득수준별로도 격차가 뚜렷했다. 월 가구소득 300만원 이상 계층의 앱 설치 및 이용 능력은 83.6%였으나, 100만원 미만은 40.6%에 불과했다. 이는 단순히 소득이 높고 낮음을 떠나 택시 앱 활용은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 이동을 위한 필수적 조건임을 보여준다.
현재 스마트폰 보유율은 고령층 91.0%, 장애인 89.2%, 저소득층 94.0%에 달한다. 하지만 택시 호출과 같은 실제 앱 활용도와는 차이가 크다. 이는 전체 인구 30.9%를 차지하는 교통약자들이 택시 호출 플랫폼 이용에서 소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승객과 보호자가 카카오T로 호출한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1/551135_515346_5240.jpeg)
◇ 모빌리티 업계, 무료 서비스·교육영상 등 확산 노력
국내 1위인 택시 호출 앱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런 점을 모르고 있지 않다. 점유율 문제와는 별개로 서비스 소외 계층 발생은 차별적인 서비스로 비춰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는 앱을 고령층에게 어떻게 쓰는지 알려야 하는 것이 큰 숙제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시니어층 디지털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 영상을 제작했다. 서울디지털재단과 협력해 만든 '누구나 쉽게 배우는 카카오 T 택시 이용법'은 앱 설치부터 결제까지 5가지 주제의 3-5분 길이 튜토리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시니어층이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오프라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CU편의점에서 스마트폰 없이도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내 도입할 계획이다. 편의점을 택시 승강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이 방법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최선의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호출 지원 이외에도 2021년부터 서대문구와 함께 '서대문 희망차'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 등급과 관계없이 장애인과 50세 이상 노약자, 일시적 보행 곤란자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기존 이동약자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용대상이 등급 따로 보지 않고 모든 장애인, 일시적으로 보행이 불편한 분들까지 이용 대상 기준을 대폭 완화했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운영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과 홍보마케팅 전반에 대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 출처: 카카오모빌리티]
◇ "수익성·제도가 걸림돌"... 지속가능한 해법 찾기 과제로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교통약자를 위한 설계된 택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타다 어시스트는 이동약자 전용 서비스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타다 운영사인 VCNC가 쏘카 보유였을 당시 이동약자 특화 '타다 어시스트'를 운영하며 서비스 품질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사들은 40시간의 특별 교육을 이수한 계약직으로 채용됐으며, 휠체어 적재와 안내견 탑승이 가능한 특수 차량을 도입했다.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카니발 승합차에 휠체어 슬로프를 탑재해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승객도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장애인 복지카드가 등록된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으며, 차량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는 부름 서비스도 제공했다.
당시 쏘카 이재웅 대표는 "장애가 이동 서비스 이용에 문턱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동이 불편한 교통약자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강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러나 타다 어시스트는 결국 수익성과 제도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투자 유치가 불투명해졌고,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쏘카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조차 운영할 수 없게 되자 '타다 어시스트'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재웅 쏘카 대표는 "면목없다"며 이례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타다는 토스로 운영권이 넘어갔다. 지난해 1월 VCNC가 발행한 전환사채 100억원을 모두 인수하며 완전한 토스 보유가 됐다. 쏘카 관계자는 "추후에라도 타다 어시스트와 유사한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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