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 인텔]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 인텔]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인텔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 EMC를 거쳐 VM웨어 CEO로 있다 2021년 인텔 CEO로 복귀한 팻 겔싱어는 반도체 명가 재건을 외치며 4년 안에 칩 제조 기술에서 5가지 중대한 발전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오하이오, 오리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고 칩 제조 거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른 회사들과 칩 제조 계약을 본격화했며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삼성전자와 경쟁을 예고했다.

반도체 파운드리는 그전에도 인텔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고배를 마신 분야여서 겔싱어 CEO가 내넌 비전은 관련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출발은 나름 괜찮은 듯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PC 수요가 급증하고, 칩 공급은 부족했으며 이는 인텔 실적이 기대 이상 실적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팻 겔싱어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텔 매출은 197억달러를 했는데, 이전 분기 대비 70억달러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서 PC 및 데이터센터 칩 수요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생성형 AI 붐이 본격화됐다. 생성형 AI는 엔비디아에겐 호재였지만 인텔에겐 그렇지 않았다. 챗GPT 열풍 속에 기업들은  AI에 필요한 엔비디아 GPU 투자에 집중했고 인틸 칩에 쓰는 예산은 줄였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한때 3조달러를 돌파할 때 인텔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일 기준 인텔 주가는 2024년 42% 넘게 하락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겔싱어는 계속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향후 몇 년간 1000억달러 이상 비용이 소요될 수 있는 공장 확장을 위해 투자 회사들과 손을 잡았고 2022년에 통과된 칩스 법(Chips Act)을 통해 최대 85억달러 규모 정부 자금을 신청했다.

비용 통제를 위해 회사 확장 속도를 늦추고 오하이오 공장 구축 일정을 늦췄다. 지난 2월에는 배당금을 66% 삭감하고 정리해고를 포함한 1차 비용 절감 계획도 발표했다. 8월초에는 1만5000명 직원을 해고하고 2025년 100억달러 비용 절감 목표도 제시했다.  4분기 배당금 지급 중단 조치도 내놨다.

인텔은 올해 2분기에만 16억달러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에는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AI PC를 향한 공격 행보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인텔은 지난해 말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 노트북 칩을 출시했다. 메테오 레이크는 전용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첫 인텔 PC CPU였지만 AI 파워는 AMD와 퀄컴 최신 칩에 못비쳤다. 더 모틀리 풀에 따르면 인텔은 지금까지 1500만개 이상 메테오 레이크 칩을 출하했고 여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됐다.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를 칩 생산 우선순위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메테오 레이크 생산을 위해 다른 작업들 속도를 늦추는 댓가를 감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체 파운드리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더 모틀리 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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