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덥고 습해진 날씨 탓에 밖에 조금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땀 냄새가 좋을 리 없겠지만 전 세계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한국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땀 냄새가 덜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사실인데 이에 대해 김석진 좋은균 연구소장이 설명했다.

땀 냄새의 주된 원인은 땀 자체가 아니라, 땀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박테리아의 활동 때문인데,  한국인은 이러한 박테리아 활동이 덜 활발하게 일어나는 유전적 특성을 가졌다. 땀은 체온 조절과 독소 배출을 위해 분비되는 액체로 자체적인 냄새는 없지만 땀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특정 물질을 생성하면서 냄새가 발생한다.

땀샘에는 에크린 글랜드(Eccrine Glands)와 아포크린 글랜드(Apocrine Glands)가 있다. 에크린 글랜드는 주로 물로 구성된 땀을 분비해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반면 아포크린 글랜드는 지방과 단백질이 함유된 점성이 높은 땀을 분비하며, 이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돼 냄새를 유발한다.

김 연구소장은 한국인의 땀 냄새에 대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은 ABCC11이라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어 아포크린 글랜드의 활동이 줄어 땀 냄새가 덜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의 80~95%가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반면,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의 경우 각각 2%, 3%에 불과하다는 연구를 언급하며 "동아시아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땀 냄새가 덜 나는 주된 이유"라고 부연했다.
 

 
이어 한국인의 땀 냄새가 덜 나는 또 다른 이유로 거주 환경과 위생 습관을 꼽았다. 가령 한국에서는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문화가 일반적인데, 이는 발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인은 일반적으로 더 깨끗하고 습한 환경에서 생활하는데,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소장은 "발 냄새도 박테리아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발은 신발 속에서 어둡고 습한 환경에 놓이게 되는데 이는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면서 "발 냄새는 다른 부위의 땀 냄새와는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기초 체온, 그리고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휘발성 물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땀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특정 물질이 모기를 유인할 수 있다"고 부각했다.

이어 "땀 냄새는 식단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과일이나 채소, 통곡물 중심의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육류 중심의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에 비해 땀 냄새가 덜 나는데, 이는 아포크린 글랜드에서 분비되는 지방과 단백질 성분이 적기 때문이다.

말미에 김 연구소장은 "한국인의 땀 냄새가 덜 나는 이유는 유전자적 특성과 생활환경, 식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유전적 특성 덕분에 한국인은 박테리아 활동이 덜 활발하여 땀 냄새가 덜 나며, 이는 모기에 물리는 빈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