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커클랜드 캠퍼스에 도입한 안면 인식 기술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구글이 커클랜드 캠퍼스에 도입한 안면 인식 기술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구글은 지난달 시애틀 교외인 워싱턴 주 커클랜드에서 사무실 보안 목적의 안면 인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GSRS(Security and Resilience Services) 팀은 이 데이터를 사용해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출입 권한이 없는 개인이 구글 캠퍼스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이에 대한 구글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 직원들을 만나 해당 보안 카메라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전했다. 

구글 커클랜드 사무실을 자주 방문한다는 한 직원은 이 안면 인식 기술이 다소 '디스토피아'(dystopia)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보안 카메라와 다르게 이 카메라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라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얼굴이 구글 내부 데이터에 저장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사람들이 건물에 들어올 때 안면 인식 검사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의 얼굴 데이터는 즉시 사용되며 별도로 저장되지 않는다"라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는 얼굴 데이터를 직원들의 사원증 이미지와 비교했지만, 직원들이 관련 양식을 작성하면 이마저도 거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커클랜드 사무실의 일부 직원들은 구글이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직원들에 대해 일종의 보복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2021년 아마존과 함께 이스라엘 정부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님버스'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 사내 일각에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원 파악 기술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사의 참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구글은 시위를 벌인 직원 28명을 해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범죄 수사에 안면 인식 기술 도입이 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범죄 수사에 안면 인식 기술 도입이 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앞서 경제매체 CNBC는 크리스 래코우 구글 글로벌 보안 담당 부사장이 지난 5월 한 회의자리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이 시위에 참여한 일부 직원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면 인식 기술을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구글 뉴욕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직원은 "안면 인식 기술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우려는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구글은 이미 캠퍼스 전체에 보안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안면 인식 기술은 보안팀의 업무를 더욱 수월하게 만들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구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직원은 해당 시스템이 자신의 근태를 모니터링하는 보조적인 방법으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전에 최소 근무일수를 채우지 못해 경고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안면 인식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한 가운데, 구글 측은 당분간 이러한 테스트를 종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당사는 직원과 사무실 공간을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보호 장치를 테스트하고 구현해 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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