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헥토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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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카드업계가 고금리, 경기 침체 상황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이색적인 특화 혜택으로 무장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카드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휴면 신용카드, 카드 해지 모두 증가하며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휴면카드 수는 1분기 1245만9000장, 2분기 1297만4000장, 3분기 1345만2000장, 4분기 1403만7000장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1442만4000매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6만5000매(15.8%) 늘어난 수치다.

특정 브랜드나 플랫폼과 협업해 혜택을 제공하는 생산자표시신용카드(PLCC)의 경우 해당 브랜드를 구매하거나 플랫폼을 이용할 때만 혜택을 볼 수 있어 평소에는 자주 활용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카드업계는 카드 사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색적인 특화 혜택으로 무장한 다양한 카드 상품을 선보이는 추세다.

세대나 성별 등 광범위한 타깃이 아닌, 특정 활동에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최근 카드 상품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주 발표되는 복권과 연계한 혜택을 제공하는 PLCC나 자주 즐기는 취미 활동을 겨냥한 특화 카드들이 대표적이다.

‘로또’ 맞추고 ‘덕후’ 잡는 이색 카드 출시 이어져

복권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6조75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으며 이 중 로또 판매액은 5조6525억원에 달한다.

복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복권과 연계한 PLCC도 나왔다. 핀테크 기업 헥토파이낸셜의 생활 금융 플랫폼 010PAY(페이)는 우리카드와 제휴를 맺고 '010PAY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1만원 단위로 사용할 때마다 '리또'를 지급하고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전 가맹점 결제 금액의 0.3%를 010PAY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헥토파이낸셜의 생활 금융 플랫폼 010PAY(페이)는 우리카드와 제휴를 맺고 PLCC인 '010PAY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사진: 헥토파이낸셜]
헥토파이낸셜의 생활 금융 플랫폼 010PAY(페이)는 우리카드와 제휴를 맺고 PLCC인 '010PAY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사진: 헥토파이낸셜]

리또는 실제 복권 당첨금 규모에 비례해 최대 1억원을 주는 리워드 서비스다. 이 카드는 매주 1억원의 당첨이 가능한 리또를 제공해 일반적 카드 혜택인 청구할인, 포인트 적립 등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혜택을 제공한다. 010PAY 우리카드로 1만원 이상 결제하면 6개의 숫자로 이뤄진 리또가 앱 내 지급되며, 매주 발표되는 로또 1등 번호와 내 리또 번호가 일치하면 당첨금에 비례해 최대 1억원의 행운을 누릴 수 있다.

또 3, 4, 5등과 일치하는 리또를 보유한 이용자에게는 최대 1만원의 010PAY포인트를 랜덤으로 지급한다. 010PAY 우리카드로 1만원 이상 결제할 때마다 리또가 지급돼 카드를 쓸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고객들의 다양한 취미 활동을 저격하는 ‘덕후(마니아)’ 전용 카드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웹툰 마니아들을 겨냥해 올 4월 ‘잔망루피’, ‘포켓몬스터’ 등 인기 캐릭터 카드에 인기 농구 웹툰 ‘가비지타임’의 캐릭터를 추가했다. 특히 이 상품은 성격유형검사(MBTI)를 활용하는데, ‘E(외향적 성격 유형)’와 ‘I(내향적 성격 유형)’를 구분하여 E형은 ‘놀이 영역’에서, I형은 ‘디지털 구독 영역’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Sh수협은행은 지난 3월 비씨카드와 협업해 1000만 낚시 동호인들을 위한 '락씨(樂SEA) 카드'를 선보였다. 락씨카드는 낚시인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낚시어선 승선비 10% 할인, 제휴 가맹점에서 낚시용품 구매 시 2~5%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축구 마니아를 위한 카드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집에서부터 축구장까지 혜택이 함께하는 단 하나의 카드’를 표방하는 K리그 팬카드 ‘K리그 축덕카드 시즌2’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2019년 출시돼 지난 5년 간 약 26만장이 발급되는 등 축구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주 발표되는 복권이나 자주 하는 취미 활동과 연계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소액이라도 꾸준하게 카드를 사용하게끔 유도하는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특정 고객층을 겨냥하는 ‘핀셋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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