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에서 테이터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에서 테이터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안정성이다. 이중화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중화했고, 가장 안정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에서 카카오 첫 데이터센터를 이같이 소개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 제곱미터의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로 4000개의 랙,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6EB(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지난해 9월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22년 10월 15일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며 카카오톡을 비롯해 서비스 전반이 먹통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날 카카오 먹통 사태는 2010년 카카오톡이 출시된 이래 최장기간·최대 규모 서비스 장애 기록으로 남아있다. 

카카오는 이번 데이터센터 소개하며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전국민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어떠한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카카오가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과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발생한 카카오톡의 3번의 오류에 대해서도 데이터센터 안산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고우찬 성과리더는 "저희가 데이터센터에 서비스를 넣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안산의 환경을 안정화 시키는데 주력했고, 그다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인프라 장비들과 플랫폼 장비들이 들어가야되는데 지금 장비들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카카오톡을 위주로 한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운영될 예정으로, 기존 3번의 장애는 데이터센터 안산과는 상관없는 장애였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1층 발전기실 [사진: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1층 발전기실 [사진: 카카오]

24시간 무중단 운영 위해 전 시스템 이중화...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기반 마련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이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력회사로부터의 전기를 공급받는 전력망부터 서버에 전기를 최종적으로 공급하기까지의 전 과정 ▲통신회사에서 서버까지 통신을 제공하는 과정 ▲냉동기부터 서버실까지의 냉수 공급망 등 운영설비를 이중화한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와 운영도구 등을 다중화했다. 이를 통해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 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대규모 서버를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무정전 전력망을 갖췄다.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으며,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비상 발전기를 통해 전력 중단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간 연결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서비스가 이뤄지는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삼중화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각 데이터센터에 충분한 공간과 서버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간 원활한 연결을 위해 약 10Tbps(초당 테라비트)의 대역폭을 확보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 배터리실 [사진: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 배터리실 [사진: 카카오]

모든 자연 재해·재난 대비...자체 개발한 화재대응시스템 특허 출원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화재나 지진, 홍수, 해일,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 및 재난에도 서비스가 무중단 운영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재난 설계를 적용했다.

카카오는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뒀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판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상 온도 상승 시 즉각 대응하게 설계했다.

특히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해 화재대응시스템을 자체 개발 및 적용했으며, 해당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했다.

카카오가 개발한 화재대응시스템은 4단계로 이뤄졌다. 먼저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화재의 영향이 있는 배터리의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 등으로 화재 전이를 막는다. 이 후 단계적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서도 불이 꺼지지 않으면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을 하게 된다.

지진 대응을 위해 특등급의 내진 설계도 적용했다. 이는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 기준에 준하는 수준으로, 리히터 6.5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밖에도 안산시 지역 최대 풍속을 감안해 28m/s의 강풍도 견딜 수 있도록 대비했다.

홍수 피해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지상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미터가량 높이 설계했고, 서버와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도 모두 지상층에 배치해 침수 가능성에 대비한 것도 특징이다. 평균 해발 고도 10m 지역에 자리 잡고 있고, 시화방조제로부터 직선거리로 18km 이상 떨어져 있어 해일 발생 때도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 카카오]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물 사용량 98% 절감, 총 에너지 사용량 30% 절감

카카오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안정성과 더불어 친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했다. 특히, 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에너지 중 물은 하드웨어의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해 전력만큼 많이 사용되는 자원이다.

카카오는 국내 데이터센터 중에서는 드물게 물의 효율적인 사용을 평가하는 '물효율지수(WUE, Water Usage Effectiveness)'를 도입해 관리하고 있다. 물효율지수를 높이기 위해 계절의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했고, 빗물과 비상시를 위해 구비해두는 보충수는 조경용수, 소방용수 등으로 재사용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고효율장비, LED를 사용해 전기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것은 물론이고 서버를 냉각하고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하고,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 및 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확보하는 등 전력 사용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전력효율지수(PUE)'는 1.3 이하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인 1.91보다 낮은 수치다.

이같은 노력은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원까지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30GWh(기가와트아워)의 전력을 절감함으로써 탄소 배출량 역시 1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국내에서 1년 동안 생산되는 리튬 배터리 총량(약 15GWh 수준)의 2배에 달하는 전력을 절약하는 셈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활용 및 에너지 절감형 건축 적용을 인정받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서 1등급,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인증서를 받았다.

안산시 및 한양대학교와 손잡고 지역사회 및 산학 협력 진행

카카오는 한양대 ERICA캠퍼스, 안산시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기업-대학-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는 대학발전기금 출연과 함께 데이터센터 내 산학협력 공간을 제공했다.

지역사회 소통과 협력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운영된다. 카카오는 한양대 ERICA 및 안산시와 협력해 올 하반기 안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센터 투어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ERICA 학생들이 스스로 안산의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양대 IC-PBL 교육과 연계하는 '카카오 안산임팩트챌린지 with ERICA IC-PBL' 사업도 진행한다.

이 밖에도 안산사이언스밸리 과학축제 후원 등 청소년 IT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산학협력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할 예정이다.

허명주 DC&네트워크 성과리더는 데이터센터의 투어와 관련 보안 우려에 대해 "시민 대상 투어의 취지는 데이터센터의 설비나 시설의 안정성을 알리는 목적이 제일 크다"며 "보안이 제일 중요한 서버실을 제외하고 발전기실 등을 선보이며 보안 요원들이 같이 동행하기 때문에 보안에는 크게 이슈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신규 데이터센터도 추진한다. 인공지능기술 기반 서비스 운영을 포함 미래 기술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데이터센터로 특화 설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마찬가지로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위한 전력, 통신, 냉방의 다중화를 적용하고 맞춤형 자연재해 대응 시스템 등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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