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조믿음 기자] 카카오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컨트롤타워 재정비에 나섰다. 법인카드 무단 사용, 웹소설 공모전 불공정 계약 등 잇단 악재 속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와 핵심 계열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콜(호출)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9월 들어서는 카카오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수개월동안 게임 아이템을 1억원어치 결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곤혹을 치뤘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제보를 통해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인지한 뒤 해당 인물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4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과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2018~2020년 동안 5개 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카카오엔터가 공모전 당선작가들에게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할 수 없도록 권리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은 불공정 계약을 강제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28명의 공모전 당선 작가들은 카카오엔터에 독점적으로 2차 저작물 작성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 엑스엘게임즈 등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수차례 집회를 열고 경영진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17일 판교역에서 진행된 크루유니언 2차행동 '크루들의 행진' 카카오 노조 [사진: 조믿음 기자]
17일 판교역에서 진행된 크루유니언 2차행동 '크루들의 행진' 카카오 노조 [사진: 조믿음 기자]

이처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가 여전히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카카오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 10월 서비스 먹통 사태가 발생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카카오는 자체 원인 조사를 통해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이후 이를 복구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 핵심 이유로 조직 전반을 조율할 수 없는 컨트롤타워 부재를 꼽고 기존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개편한 CA 협의체를 발족했다. CA 협의체는 카카오 공동체에 속한 계열사들의 전략을 조율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이에 카카오의 이번 CA 협의체 재정비는 컨트롤타워 강화를 통한 위기 돌파구 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24일 김범수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김정호 이사장을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사업총괄로 각각 임명했다.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은 위기관리 총괄을 맡는다.

이중 김정호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네이버를 창업했으며, 이 GIO 및 김범수 창업자와 함께 삼성SDS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김 창업자가 잇단 악재에 구원투수로 오랜 지인인 김 이사장을 투입했다는 평가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부터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조 갈등 등 카카오가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며 "김정호 이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이사장의 선임을 둘러싸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경영 실패로 사퇴한 백상염 전 대표를 회사 고문으로 재계약했으며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발생후 책임을 지고 사퇴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올해 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 고문으로 복귀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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