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소비자 경험의 확장' 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상무 [사진: 디지털투데이]
'OLED, 소비자 경험의 확장' 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상무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주력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사용자 경험(UX)과 디자인, 폼팩터 혁신을 추진한다. 성장 정체 구간에 접어든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판로를 뚫기 위해서다.

양사는 7일 코엑스에서 열린 'K-Display 2023 비즈니스 포럼'에서 OLED 패널의 트렌드와 자사의 주요 전략을 밝혔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소비자경험(CX) 솔루션 담당 상무는 현 디스플레이 업계 현황에 대해 "이제는 디스플레이 산업 자체가 성장이 정체되는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것이 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시장 상황이며, 일부 자동차(Auto) 분야 성장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침체기로 접어든 모습이다. 중국 패널 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 분야 저가 공세로 공급이 과잉 국면에 들어선 탓이다.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환경 조성에 따라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에는 다시금 성장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는 국내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OLED 분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TV용 LCD 패널 가격이 내려가면서 OLED 패널과 가격 차이가 벌어져 하이엔드 수요가 주춤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상황이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도 한몫했다.

여 상무는 "LG디스플레이가 집중하는 대형 OLED 패널 부문의 하이엔드 시장 역시 성장세이기는 하나 만만찮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패널 출하 면적 관점으로는 초대형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 점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OLED 약점' 밝기 개선…투명 OLED로 소비자 시장 공략

LG디스플레이는 기회 요인을 모색하기 위해 OLED 대형 사업부의 핵심 과제를 ▲기술의 확장(Expansion of Technology) ▲OLED 솔루션 확장(Expansion of OLED Solution) 두 가지로 정했다. 진화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OLED 패널을 활용할 수 있는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사는 우선 3세대 대형 OLED 패널 기술인 '메타(META) 테크놀로지'를 올해부터 적용한다. 메타 테크놀로지는 유기물 빛 방출을 극대화하는 초미세렌즈와 휘도 강화 알고리즘을 결합한 기술이다. 기존 2세대(EX테크놀로지) 대비 화면 밝기를 60% 높이고 시야각을 30%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솔루션 확장 측면에서는 투명 OLED(OLED-T)를 활용한 신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투명한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활용도를 높여 IT에 한정된 고객사 풀을 넓히기 위한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박물관·쇼핑 매장 등에 집중했던 OLED-T 마케팅을 가정용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55인치였던 제품군을 30인치, 77인치로 늘리기도 했다.

여 상무는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개발로 소형부터 대형을 아우르는 투명 OLED 라인업을 확보했다"며 "이를 활용해 OLED 분야를 소비자 경험 관점까지 확대하는 게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중소형 OLED 디자인 로드맵을 발표하는 정용욱 삼성디스플레이 상무 [사진: 디지털투데이]
중소형 OLED 디자인 로드맵을 발표하는 정용욱 삼성디스플레이 상무 [사진: 디지털투데이]

SDC "중소형 패널에 방점…폴더블 경험 확산"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보다 중·소형 패널에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폴더블·슬라이더블·스트레쳐블 등 새로운 폼팩터가 침체된 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 연사로 나선 정용욱 마케팅실 상무는 "모바일 제품 군 중 과거 피처폰(Feature phone)은 13억대 정도가 판매됐고, 현재 스마트폰이 12억대 규모로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폴더블 제품은 올해 예상으로 약 2000만대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폴더블에 대산 소비자 수요가 분명하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폴더블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할 '키 팩터(Key factor)'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전망에 발맞춰 다양한 폼팩터의 폴더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폴드·플립과 같은 단방향 인폴딩(In-folding, 안으로 접기) 방식 외에도 아웃폴딩, 양방향 폴딩(In&out) 및 슬라이더블(밀어서 화면 크기를 늘이는 방식) 등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폴더블 패널 구현에 필요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화면을 열고 접는 방식인 만큼 패널을 튼튼하게 만들고, 전력 소모를 낮춰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5·플립5'에 편광판 수를 줄인 '에코스퀘어(Eco OLED Plus)' 패널을 공급하기도 했다.

갤럭시S23과 같은 바(Bar)형 스마트폰에서도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 최근에는 화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상단 카메라 부분을 최소화하는 UPC(Under Panel Camera) 기술 등을 준비하고 있다.

노트북·태블릿 등 IT 제품에도 폴더블 등 신규 폼팩터 사용 경험을 확대한다. 정 상무는 "지금까지의 IT 제품은 얼마나 얇고 가볍게 만드느냐가 핵심 트렌드였지만, 앞으로는 폴더블·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디자인 변화가 시장 전체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노트북 분야에서는 OLED 패널 침투율이 약 2~3%에 불과하다. 성능과 디자이 발전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플렉스 노트'로 불리는 폴더블 노트북용 패널을 준비 중이며, 여러 번 접는 멀티 폴드 '플렉스G', '플렉스S'와 슬라이더블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미래차용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운전좌석 화면부터 뒷좌석, 유리창 등 정보 전달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모두 갖춘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정 상무는 "차량용 패널의 디자인 추세는 화면 확대와 자유로운 폼팩터 형상, 그리고 '샤이테크(Shy tech)'로 불리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테크는 운전자나 탑승자가 필요할 때만 조작할 수 있는 설계된 기술로, 차량과 기능의 조화로움에 방점을 두고 있다.

회사는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차량용 패널을 20인치 이하에서 30인치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라운드·커브드 등 차량 맞춤 형상도 함께 구현한다. 또 이를 구현할 3D 라미네이팅 기술 고도화와 조수석의 개인화용 콘셉트인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 기술 구현에도 앞장 설 계획이다.

정 상무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높인 패널 개발로 시장 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은 OLED 활용으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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