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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면서 사이버위협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남북 갈등으로 북한의 사이버공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중국 해커들의 해킹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내외 사이버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이버공격 대비 보안 강화를 권고했다.
KISA는 권고문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안보 이슈가 발생 중인 바 전문 해킹조직에 의한 국내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국내 기업 보안강화 및 피해주의 요구된다”며 “캐나다 정부 시스템 대상 디도스(DDoS) 공격, 유럽 항공관제 기구 대상 사이버 공격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KISA는 특정 국가 배후 해킹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럽 항공관제 기구를 공격한 것은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친러시아 성향의 해커들이 유럽 전체의 항공관제를 관할하는 국제기구 유로컨트롤(Eurocontrol)에 사이버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는 4월 24일 해외 사이버일일동향을 통해 영국 정부가 친러시아 해킹 단체에 의한 기반 시설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그간 이들(친러시아 해커)은 디도스 공격, 웹사이트 훼손, 허위정보 확산 등에 초점을 맞춰 활동했으나 일부 조직은 서방국가의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더욱 파괴적인 공격을 희망하고 있어 보안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해커 공격에 대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杞憂)가 아니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러시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은 반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양국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29일 일정의 미국 방문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에 따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이미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사이버공격을 한 사례가 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 러시아 해커들은 자국 선수단이 출전하지 못한 것에 앙심을 품고 사이버공격을 했다. 당시 러시아 해커들은 자신들의 소행을 감추기 위해 북한 해커들의 수법을 일부러 사용하며 교란을 시도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결정할 경우 러시아 해커들이 한국 주요 사이트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해커들의 공격 가능성도 우려된다. 올해 1월 중국 해커들이 국내 10여개 기관 사이트를 해킹했다. 이들의 목적과 해킹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반한 감정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관계 긴장 고조에 대해 “이런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발생했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그런 변화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처럼 글로벌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은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거론한 것에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몫으로 타인의 말참견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주중 한국대사에게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과정에서 추가로 대만 관련 언급이 있을 경우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은 북한과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북한발 해킹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러시아, 중국 해커들의 공격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북한, 러시아, 중국 해커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이버공격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해킹 대응과 추적에 고전하게 될 수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북한발 해킹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해커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여기에 중국 해커들의 공격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