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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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의 최대 피해층은 노년층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투데이는 최근 서울시가 작성한 ‘서울시 전지통신금융사기 피해예방 계획’을 입수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현황을 조사했다. 서울시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는 지난 3년 간 조금 줄었지만 절대적인 피해 규모는 여전히 크다.

2020년에는 전국에서 3만1681건으로 7000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9049건으로 2228억원의 피해가 나타났다.

또 2021년에는 전국 3만982건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해 7744억원의 피해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7997건으로 216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인 2022년에는 전국에서 2만1832건으로 5438억원의 피해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6245건으로 175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일 약 60건의 보이스피싱으로 약 15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의 주요 피해 연령이 2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전국 2만1832건의 보이스피싱 피해 중 6805건이 20대 이하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체 피해 중 31%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60대에서는 3462건, 70대 이상에서는 953건의 피해가 있었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주된 피해 연령층이 20대 이하인 것이다. 이는 2020년, 2021년 피해 현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60~70대 노년층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많이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년층 피해 사례가 뉴스 등을 통해서 자주 소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10~20대 청소년, 청년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외부에 이를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나 취업 등을 미끼로 사기를 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기도 한다. 

청년들은 피해를 당해도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 친구 등에게 이런 사실이 알려져 망신, 창피를 당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신고를 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20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이 청년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자에게 수백 만 원을 갈취당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조사 전까지 청년의 피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보이스피싱을 통한 금전 편취수법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범인들이 계좌이체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3만1681건의 보이스피싱 피해 중 33%인 1만596건이 계좌이체를 통해 이뤄졌다. 대면편취는 1만5111건으로 48%를 차지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전체 3만982건 중 계좌이체를 통한 피해가 3362건으로 줄었다. 이는 11% 수준이다. 반면 대면편취 방식은 2만2752건으로 73%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전체 피해 2만1832건 중 10% 정도인 2161건이 계좌이체로 이뤄졌다. 대면편취는 1만4053건으로 64%를 기록했으며 상품권 등 요구 방식은 4641건으로 21%에 달했다. 보이스피싱 절취 방식이 대면편취와 상품권 요구로 바뀐 것이다. 금융당국과 은행 등이 보이스피싱 계좌이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면서 범죄자들이 수법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변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대상과 수법에 따라 대책 역시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년층, 계좌이체 등을 중심으로 한 대책을 넘어 청년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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