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알뜰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알뜰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촉진(활성화) 방안으로 28㎓ 신규 사업자(제4이동통신)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카드로 꺼낸 가운데, 규모의 경제 실현 가능한 사업자가 부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의 경우 풀(Full) MVNO(알뜰폰) 전환 후 독립적인 요금제 및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풀 MVNO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28㎓ 신규 사업자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건실한 28㎓ 신규사업자가 나올 경우 제4이통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디지털투데이가 입수한 김민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의 ‘알뜰폰 관련 시장 현황 및 주요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알뜰폰 시장의 경우 규모의 경제 실현 가능한 수업자가 부재하다. 지난 10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김 본부장은 해당 보고서를 비공개 회의를 통해 발표했다.

해외의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이 풀 MVNO(알뜰폰) 전환 후 독립적인 요금제 및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로 유선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풀 MVNO로 전환했고, 풀 MVNO로의 전환은 주로 사업자의 서비스 확장, 결합상품 구성 등 자체 유인에 따라 이뤄졌다.

일본 IIJ는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에서 2018년 일본 최초 풀 MVNO로 전환하며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했다. 벨기에 Telenet은 2009년 풀 MVNO로 전환하며 인터넷, IPTV 등 결합상품을 제공(이통시장 5~10% 차지)했다. 풀(Full) MVNO(알뜰폰) 전환 후 독립적인 요금제 및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KISDI 판단이다. 

KISDI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규모의 경제 실현 가능한 사업자가 부재한 상황이다. 대부분 중소 사업자로 MNO(이동통신)와 경쟁 가능한 사업자가 부재하다. 독립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대부분이 중소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54개) 중 83.3%가 중소사업자다. 해외 MVNO는 이통시장에서 5%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으나 국내에서는 독립 MVNO 1위 사업자 점유율이 0.66%다. 또한 국내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가 설비 미보유다. MNO 요금제를 단순 재판매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서비스가 부족하다. 

KISDI는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으로 ▲이동통신서비스 요금 경쟁력 확보 ▲시장환경 변화 반영한 도매제공 개선 ▲알뜰폰 이용자 신뢰 및 이미지 제고 ▲알뜰폰 사업자 규모의 경제의 확보를 제안했다. 경쟁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이동통신시장 내 실질적 경쟁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요금 경쟁력 확보의 경우 알뜰폰 사업자 자체 요금제 설계 유도 방안 논의, 풀 MVNO로 전환을 위한 설비투자유도 방안 모색 등을 KISDI는 제안했다. 시장환경 변화 반영한 도매제도 개선으로 도매대가 산정방식 유연성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등의 방법이 있다. 알뜰폰 이용자 신뢰 및 이미지 제고로 알뜰폰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알뜰폰 이용자 신뢰 제고 및 이미지 개선 방안 검토 등이 있다. 알뜰폰 사업자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해 은행, 플랫폼 등 자본력 갖춘 비통신사업자 진입 유도 논의 등을 KISDI는 제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알뜰폰 사업은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와 도매제공 대가와 관련한 장치가 잘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하다”며 “특히 도매제공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이 리테일 마이너스(RM, 종량제) 방식 한 가지로만 할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이런 부분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된다면 알뜰폰 사업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사업자들이 이런 민원을 많이 제안해 왔다.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국회와 협의해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알뜰폰 사업자들이 데이터를 대량으로 구매함으로써 구매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부족하다”며 “이런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통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게 과연 통신 시장 전체의 관점에서 건전한 생태계인지 의문”이라며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의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됐다”며 “전체적인 통신 시장 활성화와 건전한 생태계를 위한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숙고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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