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게임사들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챗GPT’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의  인공지능(AI) 연구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사들은 AI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술을 고도화해 자사의 게임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등이 일찌감치 AI를 신사업으로 삼고 AI 센터를 설립했다. AI 기술을 게임 서비스에 접목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메타버스, 버추얼휴먼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게임 업계 최초로 AI 연구조직을 신설했다. 현재 전문 연구 인력은 200여명에 달한다. 게임 AI 뿐만 아니라 음성 합성 기술을 연구하는 ‘스치피AI’, 디지털 이미지(OCR)를 연구하는 ‘비전AI’ 등 광범위하게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엔씨는 ‘AI 센터’와 ‘NLP 센터’를 주축으로 AI R&D를 지속하며 자체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중형 모델로 실험을 마쳤다. 이 자체 AI를 게임 제작 및 콘텐츠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디지털 휴먼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 창작, 게임의 인터랙티브 요소로서 활용될 수 있다”며 “엔씨가 보유한 3D 캐릭터 제작 기술, 대규모 접속 게임 운용 기술과 결합해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지난 2017년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했다. 이어 지난 2021년 데이터 조직과 플랫폼 조직을 통합해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 솔루션과 고도화 솔루션을 모두 제공하는 조직으로 확대했다. 현재 6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플랫폼 및 데이터 솔루션을 '게임스케일(GameScale)'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보다 고도화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임스케일은 회원, 결제, 상점, 쿠폰 등 게임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 서비스와 탐지, 추천, 보안, 마케팅, 데이터 및 UX 분석 등 정량∙정성적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솔루션으로 구성된다.

나아가 생성형 AI에 대한 연구와 활용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음성 생성기술을 이용해 NPC에 목소리를 입히고 이용자의 컨트롤에 반응하는 실시간 경기 해설 제공 등이다. 실제로 넥슨은 '피파 온라인4'의 AI 중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스케일의 탐지∙보안 패키지 예시 사진. FPS 게임에서 벽을 투과하여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는 ‘월핵’을 탐지한 모습. [사진:넥슨]
게임스케일의 탐지∙보안 패키지 예시 사진. FPS 게임에서 벽을 투과하여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는 ‘월핵’을 탐지한 모습. [사진:넥슨]

지난 2014년부터 AI기술을 연구해온 넷마블은 지난 2018년 전담 연구조직 ‘AI센터’를 설립했다.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AI를 제작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 게임 개발 효율화를 위해 음성, 비전, 자연어처리를 융합한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자동으로 제작하기 위해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제작, 립싱크 등 모듈을 종합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 등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넷마블은 지난 2021년 12월 일본에서 개최된 ‘시그라프 아시아 2021’에서 발표했다. 시스템 상에 음성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음성 대사에서 감정을 분석 해 자연스러운 얼굴표정과 립싱크 애니메이션을 게임 내 캐릭터가 보여주는 기술이다.

오인수 넷마블 AI 센터장은 “넷마블이 자체 개발한 본 기술은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립싱크 등 세 가지 모듈을 종합하여 실제 사람 표정 같은 자연스러운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게임 이용자의 몰입도 향상뿐만 아니라 개발 기간 단축 등 여러 부가적인 순기능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도 딥러닝과 AI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다양한 신사업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및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최근 80여명의 규모로 조직을 확대하고, 이강욱 미국 메디슨 위스콘신대(UW메디슨)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는 게임을 포함해 여러 분야와 협업해 다양한 문제에 AI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자연어 처리(NLP), 비전&애니메이션, 음성인식기술(STT/TTS), 강화학습(RL) 등 연구 개발 중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초거대·경량화 모델 및 각각의 요소 기술들을 자유롭게 조합하며 멀티모달 모델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버추얼프렌드’를 개발중이다. 버추얼프렌드는 이용자와 함께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다. 게임 실력도 이용자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딥러닝 기반으로 새로운 게임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게임 속 캐릭터와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연내 관련 기술을 개발을 완료해 2024년부터 AI 기술을 게임 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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