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클라우드 확산 속에 데이터베이스 관리 및 분석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최근에는 따로 따로 떨어져 있던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데이터 레이크 간 경계가 무너지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데이터웨어하우스는 비즈니스 정형 데이터, 데이터 레이크는 비졍형 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아키텍처로 활용돼 왔는데, 요즘엔 둘을 버무린 레이크하우스를 놓고 업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레이크하우스와 함께 요즘 자주 회자되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데이터 메시(Data mesh)다. 관련 업계에서 데이터 메시는 데이터웨어하우스, 데이터레이크, 레이크 하우스 이후 패러다임을 상징하는 의미로 통하는데, "구체적으로 뭐냐?"로 넘어 가면 업체들 마다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데이터베이스로 유명한 오라클은 데이터 메시를 멀티 클라우드 시대, 차세대 데이터 인프라 디자인 패러다임으로 규정한다.
한국오라클의 장성우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전무는 "데이터 메시는 데이터웨어하우스나 데이터 레이크 같은 아키텍처가 아니라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이라며 "대규모 DB에 모아 놓고 관리하는 모노리스(Monolith)와 달리 데이터 메시는 서비스 가까운 곳에 데이터를 두고 활용하는 탈중앙화되고 분산된 개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멀티 클라우드와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SA)에 최적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멀티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데이터를 한 곳에서 관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같은 회사 클라우드를 쓴다고 해도 사용하는 리전은 서비스들마다 다를 수 있다. 미국 리전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서울 리전으로 보내는 것과 같은 프로세스는 클라우드 시대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이같은 환경에 맞게 데이터 인프라를 설계할 필요가 있고, 데이터 메시는 이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데이터 메시는 마이크로 서비스와도 궁합이 좋다. 마이크로 서비스는 독립적인 작은 서비스들을 합쳐서 하나의 서비스를 구성하는 개발 방식으로 한번에 개발하는 모노리식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비행기 티겟 예약 서비스를 예로 들면 모노리식 접근은, 티켓을 예약하는 프로세스를 가진 단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반면 마이크로서비스에선 티켓 예약, 카드 결제, 확인 등 독립적인 서비스들로 분리된다.
장성우 전무는 "마이크로 서비스들이 모두 같은 서버에 있을 필요는 없다. 떨어져 있어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호출하면 된다. 마이크로 서비스 환경에선 데이터도 쪼개야 한다. 서비스 가까운 곳에 데이터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처리된 데이터가 한 곳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을 향해 움직도록 해야 한다"면서 "데이터 메시는 마이크로 서비스에 맞는 데이터 관리 설계 개념"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목적에 맞게 쪼개서 관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여기에는 디지인 싱킹이 요구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장 전무는 "데이터 메시는 아키텍처가 아니라 디자인 패러다임"이라며 "데이터는 한 곳에 있으면 안된다. 필요에 맞게 적절한 곳에서 특성에 맞게 저장되고 계속 흘러 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시점에서 데이터 메시는 대단히 초기 단계다. 기업 현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장 전무는 "데이터 입력과 출력에 대한 로그가 계속 남아 있어야 하고, 이걸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면서 "데이터 메시에 대한 방침을 세우고 데이터레이크, 데이터웨어하우스,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아키텍처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안 방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데이터 메시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골든게이트를 전진배치했다. 골든게이트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에서 제공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골든게이트는 데이터 복제 및 스트리밍 데이터 이벤트를 설계, 실행, 오케스트레이션 및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실시간 데이터 패브릭 플랫폼을 제공한다.
범용 데이터베이스 복제와 데이터 통합, 실시간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고, 사용량에 따라 관련 서비스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이동 중에도 시계열 분석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데이터 메시 환경에서 흘러 다니는 데이터가 오류 없이 정확하게 움직이도록 지원하는 기술이 바로 골든게이트라는게 장 전무 설명이다.
장성우 전무는 데이터 메시는 데이터 베이스 관리자(DBA)들이 하는 핵심적인 역할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 패치와 운영은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일상적인 운영은 시스템에 맡기고 DBA들은 데이터 메시를 바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