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앞줄 왼쪽)과 직원들이 5일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개최 중인 CES 2023에 참가해 전시관을 보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301/468366_437756_4442.jpg)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조직과 고객의 주축으로 부상한 MZ세대들을 더 이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젊은 직원들과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
함영주 회장은 그룹 내 관계사에서 선발된 약 20명의 젊은 직원들과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를 참관했다.
함 회장과 직원들은 하나금융그룹이 투자한 에이슬립(Asleep) 부스를 찾아 기기를 체험했으며 국내 및 글로벌 기업 부스를 참관하고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함 회장은 6일 오후(현지시간) 구글 베이뷰 캠퍼스와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했다. 세계적 IT기업인 구글의 기업문화와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의 디지털 기술 체험 등을 통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식견과 혜안을 넓히고자 마련된 자리다.
과거에도 금융권 CEO들이 CES,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던 사례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CEO들은 임원들과 함께 격식에 맞춰 관람을 했다. 함 회장의 경우는 캐주얼한 모습으로 젊은 직원들과 함께 했다.
미국 행사를 마친 함 회장은 “젋은 인재들과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하나'만의 DNA를 바탕으로 과감히 도전하고 함께 목표를 이뤄내자”고 말했다.
지난 12월 30일 취임한 한용구 신한은행장도 취임 일성으로 MZ세대와 소통을 강조했다. 한 은행장은 취임식에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면서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며 이야길 들었다. 어느 조직이든 이제 MZ세대가 70%가 된다”며 “그만큼 MZ세대와 소통이 중요하다. MZ세대의 새로운 문화와 역동성을 이끌어 내는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은행장은 취임에 맞춰 배포한 자기소개서에서도 자신의 이름 ‘용구’에서 직원들이 ‘드래곤 볼’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소개하는 파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우리금융 CEO들도 MZ세대 직원들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7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사 소속 MZ세대 직원들과 ‘1일 쿠킹클래스’ 행사를 가졌다. 손 회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만든 요리로 직원들과 함께 하는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해 5월 MZ세대 직원 약 60명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행사를 열었다. 또 9월에는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혁신 리더그룹인 이노씽크(InnoThink)가 우리은행 경영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경영협의회’에서 이들이 생각하는 기업문화를 발표하고 임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 행사에는 이원덕 은행장과 경영진들이 참여했다.
또 지난해 12월 7일 광주은행은 송종욱 은행장이 MZ세대 신입행원들과 ‘송프로와 소통하는 통통데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입행원들은 송종욱 광주은행장을 ‘쏭프로’라고 부르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송종욱 은행장은 신입직원들이 연수 과정 속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영업 노하우와 직장생활 적응기, 자기개발, 워라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공유했다.
금융권 CEO들이 이처럼 20~30대 MZ세대 직원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그들이 회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MZ세대 직원들을 이해하는 것이 MZ세대 고객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CEO들이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