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12/467595_437034_5323.jpg)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2022년 암호화폐 시장은 테라 및 FTX 붕괴 등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규제 당국들 행보도 분주했다.
관심 측면에선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라이드에 대한 기소가 가장 큰 이슈일 수 있지만 FTX 사태는 큰틀에서 보면 전통적인 횡령 사건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초점을 맞춘 규제 행보로 보기는 어렵다.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디파이언트는 샘 뱅크먼 프라이드에 대한 기소보다는 미국 재무부가 거래 내역을 숨길 수 있게 해주는 프라이버시 믹서( privacy mixer) 프로젝트인 토네이도 캐시를 블랙리스트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을 '임팩트'가 큰 크립토 관련 규제로 주목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OFAC)은 2022년 8월 범죄와 관련한 70억달러 이상 암호화폐에 대한 자금세탁을 용이하게 했다며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후 유니스왑랩스, 아베, 발랜서, dYdX 같은 유력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프로토콜들은 토네이도 캐시에 연결된 가능성이 있는 지갑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OFAC와 보조를 맞췄다.
OFAC 행보는 미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를 받아온 오픈소스 코드에 대해 제재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OFAC 결정으로 미국인들이나 단체들이 토네이도 캐시와 상호 작용하는 것은 불법이 됐다.
크립토 업체들에 대한 지원 및 법률 연구를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인 렉스다오(LexDAO)의 카일 스미스는 "컴퓨터 코드를 제재하는 OFAC 결정은 권한 밖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다소 놀랍다. 컴퓨터 코드를 내놓는 것은 헌법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정부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그룹(Lazarus Group)을 상대로 자금세탁 행위들을 단속해왔다.
라자루스그룹은 2022년 3월 발생한 엑시 인피니티 로닌 브릿지에 대한 6억달러 규모 해킹, 6월 터진 하모니 브릿지에 대한 1억달러 규모 해킹 등 대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고 배후이자 거래 이력을 모호하게 하기 위해 토네이도 캐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온체인 상에서 금융을 익명화하고 싶은 것은 합법적인 많은 이유들이 있고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많은 이들은 금융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토네이도 캐시를 오랫동안 활용해왔다고 디파이언트는 전했다.
또 여전히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법집행 움직임들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밖에 없다면서 유니스왑랩스, 아베, 발랜서랩스는 제제를 받은 지갑들을 차단했고 이는 탈중앙화 지지지들로부터 반발을 몰고왔다고 디파이언트는 덧붙였다.
중앙화 방식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컨소시엄인 센터(Centre)는 토네이도 캐시와 연결된 38개 지갑 주소들에 대해 동결조치했다. 이들 지갑들에는 7만5000 USDC가 보관돼 있었다. 센터의 행보는 담보 기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DAI에서 가장 큰 담보 자산인 USDC가 미국 규제 당국에 의해 임의로 바뀔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더리움 노드 운영자들이 스테이킹 보상을 두배로 늘릴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인 MEV-부스트(MEV-Boost)를 개발하는 플래시봇(Flashbots)은 MEV-부스트가 이더리움 블록에서 제재를 받는 주소들 거래를 포함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들(validators) 중 3분의 2가 현재 미국 재무부 제재를 받는 지갑들 거래를 차단하고 있다고 디파이언트는 전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미국인들이 토네이도 캐시에 저장돼 있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제공했지만 제재 리스트에서 토네이도 캐시 주소들을 제거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는 오픈소스 코드가 미래 어떻게 단속될지에 대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디파이언트는 전했다.
9월 미국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the U.S. 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가 사상 최초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을 상대로 법집행 조치를 취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디파이언트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토네이도 캐시 사건 보다 놀랍다고 보고 있다.
CFTC는 비 커스터디형(non-custodial) 레버리지 거래 프로토콜 오오키(Ooki) 프로젝트를 이끄는 오오키다오(Ooki DAO)가 적절한 라이선스 없이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파생 상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오오키다오는 벌금 25만달러를 내는데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