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12/467225_436669_2612.jpg)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대형 미국 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다른 금융 회사들과 달리 애플과의 디지털 금융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 금융을 직접 제공하려는 계획을 축소하면서 B2C 금융에선 애플과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간 미국 은행들을 상대로 고객들이 예금 계좌 잔고를 애플 지갑 서비스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다른 은행들은 애플에 고객 경험을 넘겨줘 단순한 금융 배관 역할을 하는 것을 우려해 이같은 제안을 거절하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다르다고 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소비자 금융에선 상대적으로 뉴페이스인 골드만삭스는 애플과의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신용카드를 통해 애플과의 협력을 시작했고 골드만삭스는 애플카드 사용자들을 위한 고이율 예금 계좌도 준비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이 제공할 후불결제(buy now, pay later)를 위한 일부 백엔드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행보는 소비자 금융 전략에 대한 달라진 접근을 반영한다. 골드만삭스는 완전한 소비자 금융 서비스 구축을 포기했고 자산관리 고객들 및 애플 같은 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과 애플페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금융과 관련해 일상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기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한 영향력도 강화할 수 있다.
애플이 금융과 기술을 융합한 생태계를 구현하려면 현재로선 골드만삭스 같은 은행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은행이 빠지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애플과 골드만삭스는 10월 애플카드 고객들이 자금을 예치하고 캐시백 보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고이율 예금 계좌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좌는 마커스(Marcus)로 알려진 골드만삭스 자체 고비율 예금 계좌와는 별개라고 WSJ은 전했다.
애플과 협력은 골드만삭스가 결제로 확장하기 위해 추진하는 광범위한 계획 일환이다.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자체 브랜드로 승부하기 보다는 무대 뒤에서 기술을 제공하는 플레이어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하려 해왔다고 전했다.
서비스 앞단에서 이뤄지는 고객 경험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애플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골드만삭스와 상대적으로 많은 이해 관계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면 애플은 사용자들이 애플을 통해 애플카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자 평가에 대한 책임은 골드만삭스에 있음에도 골드만삭스에선 애플카드를 신청할 수 없다.
고객 경험에 대한 애플의 스탠스는 다른 은행들에는 부담이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에서 기본 탭투페이(tap-to-pay) 옵션인데, 이것은 은행들이 자체 결제 지갑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확장하는 것을 막아왔다. JP모건 체이스&코는 지난해 체이스페이 서비스를 폐쇄했다. 아이폰에서 갖는 제약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또 2014년 애플이 애플페이를 선보일 때 협력했던 일부 은행들은 당시 결정을 지금 후회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