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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에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손’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 즉 관치금융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NH농협금융그룹, BNK금융그룹, IBK기업은행, 우리금융그룹 등의 CEO 인사와 관련해 각종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12일 NH농협금융그룹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손병환 현 회장이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사상 최대 규모 이익을 실현했으며 무난하게 회사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석준 전 실장이 회장에 내정됐다. 이석준 후보자는 2021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그는 대변인을 제외하고 대선 캠프에 공식적으로 영입됐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경제공약, 정책을 수립에 기여했으며 윤 대통령과도 친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같은 NH농협금융 회장 선임 소식이 알려진 후 차기 IBK기업은행장, BNK금융그룹 회장 등의 인선과 관련해서도 친 윤석열 정부, 관료 출신이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13일 내부 인사 9명과 외부 인사 9명 등 CEO 후보군 18명을 확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 9명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가 그룹 회장에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와는 달리 70대 인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내년 1월 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도 관료출신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에 앞서 국책은행들의 수장에 친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선임됐다.
지난 6월 KDB산업은행 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알려진 강석훈 전 경제수석이 선임됐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내부 출신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고시 공부를 함께 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IBK기업은행장으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 전 원장은 전 정부에서 금감원장이 임명됐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그 후임으로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이복현 현 금감원장이 부임한 바 있다.
최근 신한금융, 우리금융 CEO 인선과 관련해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조 회장이 용퇴하면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금융회장들의 장기 근속에 대해 시그널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임 여부도 관심이다. 내년 3월 임기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해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지난달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정부와 당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몇몇 금융관료 출신들의 우리금융그룹 회장 가능성도 거론됐다.
15일 대법원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의 중징계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손 회장이 DLF 징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최종적으로 우리금융그룹 회장 인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일련의 사안들이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주요 사안, 인사에 대해 고위 관계자가 전화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면서 금융권 인사에 개입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권 CEO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청와대(현 대통령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가 일부 드러났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요청으로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융권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금융권의 실세, 황태자 등으로 불렸다. 안 전 수석은 구속됐고 정 전 부위원장은 수사를 받는 등 곤혹을 치러야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CEO 인선과 관련해 연쇄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과연 우연이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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