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 [사진:게티이미지]](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11/464439_434201_1510.jpg)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8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의 추정 자산이 160억달러(한화 21조원)에서 하루만에 9억달러(한화 1조2357억원)까지 93% 급감했다. 올 4월 포브스가 선정한 암호화폐 억만장자 2위에 올랐던 프리드는 바이낸스와의 전쟁에서 완패하며 몰락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FTX 산하 가상자산 헤지 펀드 알라마다 리서치의 지난 6월 대차대조표가 맞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이 FTX 토큰이거나 2억1600만 달러 상당의 FTX 토큰 담보 대출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X의 수익보다 알라메다의 공격적인 투자 수익이 자금력의 기반이 돼 유동성의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부분의 자산이 자매 기업 FTX로 연결돼 있어 FTX 토큰 가격이 하락할 때 알라메다가 가격 방어를 위한 유일한 구매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FTX 토큰은 바이낸스 거래소 가상자산인 바이낸스 토큰과는 달리 거래소의 수수료 할인 외에는 실제적인 사용성이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FTX 토큰은 프리드가 투자한 솔라나 블록체인에서도 사용되지 않았고, 이더리움에서도 활성화된 계정이 약 20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후 오티즘 캐피털 등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바이낸스가 FTX 토큰을 현금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FTX 토큰 매각은) 루나 사태로 배운 리스크를 사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바이낸스가 보유한 5억달러 상당의 FTX 토큰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단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단계적으로 매도하겠다고 말했다.
프리드는 지난 7일 트위터로 코인데스크가 보도한 대차대조표에는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엘리슨 알라메다 리서치 대표도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은 자산이 100억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FTX 토큰을 매도할 시 22달러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아담 코크란 등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FTX 파산설을 제기했다. 이에 FTX 토큰 가격이 15달러 이하로 계속 하락하면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지난 8일 중국 가상자산 미디어 우블록체인이 바이비트의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비트다오 커뮤니티에서 알라메다 리서치가 지난해 336만 FTX 토큰을 1억 비트다오 토큰으로 전환해 3년간 이를 현금화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이행 중인지 파악 중이라는 소식을 보도하며 하락세는 심화됐다.
비트다오 커뮤니티는 알라메다 리서치에 이를 증명할만한 온체인 주소 공유를 요청했고, 24시간 내 응답이 없을 시 보유 중인 FTX 토큰 처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엘리슨 알라메다 리서치 대표는 비트다오 토큰을 판 건 회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난센 알렉스 스바네빅 대표는 트위터로 "알라메다 리서치의 지갑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알라메다가 1억 비트다오 토큰을 받은지 한달만에 FTX 워렛에 이체했고 줄곧 FTX가 이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7일 잔액이 1억 비트다오 토큰을 약간 밑돌았는데, 바이비트 산하 벤처캐피털 미라나 벤처스에서 진행한 거래 때문으로 보인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FTX 토큰은 이같은 논란으로 9일 오전 11시 21분 기준 코인마켓캡 기준 가격이 전일보다 74% 폭락했다. 여기에는 샘 뱅크먼 프리드가 창펑자오에 비해 크립토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지 못한 까닭도 있다.
미국 해외자산관리국(OFAC)이 지난 8월 이더리움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와 44개의 이더리움, USD코인 관련 지갑을 제재해 자금을 동결했는데 이 때문에 블록체인의 검열 저항성 문제가 화두에 떠오른 적이 있다.
당시 프리드는 FTX US를 통해 "OFAC과 같은 기관이나 책임있는 주체가 유지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온체인 목록이 있어야 한다"며 규제 친화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프리드는1세대 가상자산 거래소 세이프시프트 창업자 에릭 부히스를 비롯한 가상자산 커뮤니티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FTX는 뱅크런 위기에 빠져 모든 가상자산 출금을 중단했고,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9일 트위터를 통해 FTX 인수를 결정했고, 조만간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리드와 FTX의 몰락에 이날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10% 넘게 하락하고, 비트코인도 1만 9000달러를 반납하는 등 시장이 전체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알라메다가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토큰인 솔라나도 급락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쓰리애로우캐피털 파산 사례처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관련 규제기관의 가상자산 규제 논의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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