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주식 시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매매 기법 중 하나인 퀀트 투자(trading)가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도 도입되는 추세다.

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퀀트 투자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퀀트 투자 기법을 사용해 매매를 하는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퀀트 투자란 '정량적, 측정할 수 있는'이라는 뜻의  Quantitative의 앞글자에서 따온 말로, 측정가능한 특정 모형을 기반으로 금융상품의 가격을 산정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하는 투자를 뜻한다. 수학과 통계를 바탕으로 특정 전략을 만들어 투자하는 방법이다.

퀀트 투자는 주로 주식 거래에서 많이 사용된다. 증권사나 기업에서 제공하는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매매 전략을 설계해서 투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종목의 주가가 전일 대비 5% 이상 상승하면 매수하도록 세팅하고 10% 이상 하락하면 매도하게끔 자동 매매를 세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웨이브릿지, 지라프 에이아이랩스 등 다양한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퀀트 트레이딩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 및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웨이브릿지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퀀트 투자를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금융시장에서는 트레이딩을 하다보면 누군가의 주관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를 제외하고 수치로만 시장을 판단하겠다는 게 퀀트 투자라서 가장 변동성, 시장성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퀀트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종권 업루트컴퍼니 CTO는 "암호화폐 자체가 디지털 기반의 자산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퀀트전략에 이상적인 투자 자산군이 되기 때문"에 가상자산과 퀀트 투자의 결합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 CTO는 "트레이딩 데이터 외에도 암호화폐에만 존재하는 온체인(블록체인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지표들로 다양한 알파를 창출할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주식과 달리 변동성이 심하고, 개폐장 시간도 없는데 똑같은 퀀트 투자 전략이  도입 가능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웨이브릿지 관계자는 아직 가상자산 시장에는 주식시장보다 데이터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통 퀀트 투자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해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으로 옵션 거래 전략 중 커버드 콜 전략을 가상자산에도 접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버드 콜 전략이란 선물 매수와 선물의 옵션 매도를 조합하여 구성하는 전략이다.  기초자산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가격 하락을 막는 전략인데, 비트코인 상품이 출시됐을 때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라프 에이아이랩스는 가상자산 퀀트 투자 개발에 전적으로 매진하기 보다는 기존 전통 자산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을 추가해 퀀트 투자를 접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 기준을 통과한 상위 50인의 투자 전략을 개인 투자자들이 그대로 따라하면서 매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수익보다는 10~30%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가상자산의 퀀트 투자 접목 현상이 확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CTO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화와 더불어 기존의 전통 금융 회사들의 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 퀀트트레이딩은 향후 5년내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원호 코인플러그 이사는 "암호화폐도 증권형, 비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되면서 주식과 똑같아지고 있다. 증권형 토큰에는 일반 알트코인이 다 포함돼 일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건 한정적일 것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변동폭이 크긴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처럼 퀀트 투자를 통한 매수, 매도를 통해 안정적인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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