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정보를 알려준다며 오픈채팅방으로 선전하는 리딩방의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셔터스톡]
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정보를 알려준다며 오픈채팅방으로 선전하는 리딩방의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정보를 알려준다며 오픈채팅방으로 선전하는 리딩방의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리딩방 관련 각종 사기 수법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가정 파탄에 빠지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20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리딩방이 등장한지 불과 2년만에 주요 금융병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리딩방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의 단체대화방에서 소위 투자 전문가(리더)가 실시간으로 투자 정보를 제공해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매매하도록 추천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6월 처음으로 주식 리딩방 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금융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2021년 4월 주식 리딩방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또다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같은해 5월 금감원은 주식 리딩방 피해를 막기 위해 유료 회원제로 영업하는 주식 리딩방 등을 투자자문업으로 보고 등록된 정식 투자자문업자에게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2022년 3월 금감원은 주식 리딩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660개 업체를 점검했는데 이중 108개 업체에서 120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이어 최근 금감원은 리딩방 점검 결과 각종 불공정거래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한 리딩방의 경우 외부세력과 공모해 회원들에게 해당 종목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매수를 유도해 대규모 투자손실을 발생시켰다. 또 다른 곳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특정 종목을 추천하면서 본인계산 계좌에 보유하고 있던 해당 종목을 매도하는 등 선행 매매를 했다.

즉 미리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구매한 후 리딩방을 통해 해당 주식, 가상자산을 추천해 가격이 오르도록 한 후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진짜 투자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또 일부 리딩방은 회원들을 동원해 주가 조작, 시세 조작 등을 획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자칫 리딩방 참여자들이 주가 조작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

리딩방으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리당방 관련 사기범들은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전문가 행세를 하며 추천 명목으로 최소 수십 만원에서 수백 만원의 회비를 갈취하고 있다. 또 금감원이 적발한 것처럼 선행매매를 통해 부당 수익을 챙기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가짜 사이트, 가짜 프로그램 설치, 기업 관계자 사칭 등 사기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A씨는 법률상담 사이트를 통해 “어느 날 카톡으로 연락을 받고 주식 정보방에 초대가 됐다. 수백 명의 이름으로 된 계정들이 수익을 냈다는 말과 인증에 속아서 링크를 받아 투자를 했다가 큰 돈을 잃었다”며 “리딩방에서는 바람잡이들로 수십 개의 카톡을 운영하고 있었고 보내준 링크 역시 조작된 사이트로 연결됐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리딩방에서 개인적인 문자가 와서 코인 투자를 권유받고 투자를 했다”며 “한 달만에 수익이 난다는 말에 투자를 했는데 수익금을 받으려고 하니 권유했던 사람도 코인 업체 관계자도 모두 연락 두절이 됐다”고 말했다.

C씨는 “리딩방에 들어갔는데 팀장이라는 사람이 투자에 필요하다며 원격으로 증권사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도록 했다”며 “그런데 알고 보니 증권사 거래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만든 가짜 프로그램이었다”고 밝혔다. 시중 증권사를 사칭한 가짜 프로그램으로 해킹 프로그래일 가능성도 있다.

D씨는 “리딩방에서 곧 상장될 주식이라며 비상장 주식을 추천해서 비상장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알려주는 계좌로 입금했다”며 “그런데 약속했던 상장이 미뤄졌고 해당 회사에 직접 문의해보니 그 회사는 상장계획 조차 없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관계자들을 사칭한 사기인 것이다.

리딩방 피해가 늘면서 사회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인이 몰래 수 천 만원을 코인 리딩방 사기꾼에게 사기했는데 부인과 이혼 사유가 성립하느냐?”고 질의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은 “가족 중 한 명이 리딩방 사기를 당해서 큰 돈을 잃었다. 그런데 여전히 본인은 사기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고 정신적 상담이 필요하다고 문의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고수익보장 등을 내세우며 비정상적인 방식의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를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큰 수익이 나는 투자정보가 있다면 자기 자신이 투자를 하지 남에게 알려주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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