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문재인 정권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결국 서울대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논문 공저자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27일 총장 직권으로 윤 교수 연구팀 논문에 관한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조사위)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표절 부분의 범위와 표절 경위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팀은 이달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2'에 '신경망 확률미분방정식을 통해 비동기 이벤트를 빠르게 연속적인 비디오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기법'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에 참여한 연구자는 6명이다. 윤 교수는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논문 공저자 중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자녀도 포함돼 있다.
해당 논문은 대회에서 구두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표절 의혹 부분은 데이터나 실험 자체가 아니라 연구 개요, 선행연구 소개, 배경 설명 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어 실력이 부족한 제1저자가 다른 기존 논문의 문장 혹은 문단을 갖다 붙이는 방식으로 표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윤 교수팀은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윤 교수는 논문 투고 당시 이를 알지 못했고, 제1저자의 단독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제1저자인 김 연구원 역시 유튜브 영상 댓글에 “논문 관련 사항은 모두 제 잘못으로 공저자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은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서울대에 징계위원회 회부 절차 개시를 요청했으며, CVPR 역시 논문 게재를 철회하고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에 논문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특히 공저자 중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의 자녀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논문에 총 6명이 참여했는데, 제1저자인 김 연구원과 교신저자인 윤 교수, 그리고 이 장관 자녀를 포함한 공저자 4명이다. 또 이번 논문에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예산까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조사 역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손꼽히는 윤 교수 연구팀에서 사전에 표절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데 대해 파장이 클 전망이다. CVPR은 세계 최대의 공학 학술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와 국제컴퓨터비전재단(CVF)이 공동주최하며 AI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술대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