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뒤엎고 선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실적은 반도체 수급난 지속으로 떨어졌지만 원통형 배터리 부문 실적 호조로 전체적인 실적을 방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4.1%로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보다 242% 증가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 등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해온 전망치 161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당초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출하량 저조와 러-우크라 사태로 배터리 원료 가격 급등으로 실적 부진을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예상 대비 양호한 이유는 테슬라 중심 원통형 배터리 수요 확대가 꼽힌다. 테슬라는 1분기 독일 베를린 공장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며 경쟁사 대비 전기차 출고를 확대했다. 이에 테슬라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출고량이 증가, 부진했던 배터리 실적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실적은 매출 1조5000대, 영업이익 1824억원"으로 추정하며 "국내외 생산시설의 누적된 대량 양산 경험으로 가파른 외형성장 시현과 해외 경쟁사의 저조한 생산성과 보수적 공급계획 등 반사수혜로 동사(LG에너지솔루션)가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대비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늘어난 3조7854억원, 영업이익은 116.5% 늘어난 2884억원이다. 각형 배터리 중심의 중대형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 감소 영향을 받아 부진하겠지만, 전기차 및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강세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는 볼보, 리비안 등에 탑재되고 있다.

이처럼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견조한 이유는 높은 양산성과 접근성이 꼽힌다.

원통형 배터리는 양산화 기간이 가장 오래된 만큼 기술적인 성숙도가 높고 양산 공정이 타 폼팩터 대비 단순해 대량 양산에 유리하다. 기존 IT기기 등에도 많이 탑재된 형태인 만큼 본격적인 전동화에 나선 완성차 기업이나 전기차 스타트업 등이 접근하기 쉽다는 평가다.

원통형 배터리는 미국 시장 내 수요가 높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 루시드모터스, 니콜라 등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또 무선 전동공구 등 소형 중심 애플리케이션도 대다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 전망이 높다.

테슬라는 기존 대비 에너지밀도와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한 4860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원통형 중심 배터리 개발에 한창인 상황이다.

반면 전기차용 파우치형 배터리가 중심 사업인 SK온은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대략 1700억원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와 헝가리 등 신규 공장 초기가동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배터리 원료 상승에 따른 비연동 금속가격 상승 등이 실적에 영향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자 지속에도 현대차·기아 등 핵심 고객사 중심 배터리 출하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외형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으로 가면서 미국·유럽·중국 중심의 공격적인 증설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빛을 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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