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한국 경제에 디지털 플랫폼이 다시 화두다. 차기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고 나섰고 금융과 방송, 제조, 바이오, 콘텐츠, 교통, 유통, 여가 등 전 산업에 걸쳐 플랫폼으로 인한 구조 개편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도 플랫폼발 변화가 거세다. 플랫폼 노동,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모두 산업의 플랫폼화 속에 등장한 새로운 키워드들이다.  

플랫폼의 경계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이후 IT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를 둘러싼 국내외 거물급 회사들 간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플랫폼 파워가 커지면서 플랫폼에 영향을 미치는 곳과 플랫폼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곳들 간 긴장과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교통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디지털투데이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다양한 산업들에 걸쳐 가속화되는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코로나19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의 부상,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잇단 한국 상륙, 콘텐츠 확보 각축전을 불러왔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으로 바깥 활동 제한이 극심하던 때, OTT는 즐길 거리를 찾던 이용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넷플릭스는 이런 흐름을 타고 더욱 빠른 속도로 구독자를 모아갔고 지난해엔 '오징어게임'으로 주도권을 다시 한번 확실히 잡았다. 콘텐츠 산업적으로 보면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시장에 일명 'K-콘텐츠'(한국 콘텐츠)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IT 기업)부터 종합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까지, OTT 시장 경쟁에 뛰어든 지 오래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대형 플레이어들도 전 세계 구독자를 겨냥해 영역을 넓히며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였다.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속에서 국내 OTT도 약진하며 올해 더욱 더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내놓을 전망이다.

◆ OTT의 부상... 글로벌 플레이어 가세로 각축장 된 한국

'Over the Top'의 앞 글자를 딴 OTT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OTT 이전엔 셋톱박스를 통해 TV에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이어 내가 원하는 콘텐츠만 개별로 구매해서 다시 보는(VOD)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확산했었다.

이젠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영상 콘텐츠를 보는 패턴이 일상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속에서 소정의 구독료를 지불하고서라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보는, 진화된 형태의 OTT가 등장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IT 기업)부터 종합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까지, 영역을 불문하고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선두주자인 넷플릭스 뒤를 이어 막강한 브랜드와 거대 자본까지 갖춘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자 주력 사업이 다를 뿐만 아니라 기존에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메인으로 다루지 않는 곳들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충성 고객 확보 등 OT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조금씩 다른 점도 두드러진다.

결론적으로는 플랫폼 유치가 경쟁적으로 이뤄진 속에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OTT를 넘어 콘텐츠·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 시장을 눈 여겨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곳들 외에 HBO맥스처럼, 또 다른 글로벌 사업자의 추가 진출 가능성도 거론됨에 따라 앞으로도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양상이다.

◆ 거세지는 콘텐츠 경쟁... 국내 OTT도 공격 행보 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외 OTT 사업자 모두 콘텐츠 라인업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역량을 투입할 전망이다. 국내 서비스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던 디즈니플러스가 예상 외로 단숨에 주도권을 가져가진 못하면서 다른 사업자 역시 콘텐츠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마블 등 기존에 가진 IP 기반 콘텐츠를 필두로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출시 후에도 콘텐츠가 여전히 부족하단 이유 등이 다양하게 제기돼 왔다.

'볼 게 없다'는 평가가 주관적일지라도 이는 결국 사업자 관점에서 이용자를 겨냥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상황을 반영한단 분석이다. OTT 판에서 콘텐츠 경쟁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경쟁 속에서 웨이브, 왓챠, 티빙 등 국내 OTT의 약진과 주도권 선점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엔 각자 전략을 마련하고 기반을 다졌다면 올해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티빙이 올해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는 30편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새 시즌 및 후속편을 선보이는, 일명 '프랜차이즈 IP' 전략을 본격화한다.

웨이브도 가세했다. 웨이브 역시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 30여 편을 선보인단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엔 웨이브가 투자에 참여한 형태의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이 높았다면 올해는 스튜디오웨이브가 기획·개발한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전면에 배치되는 것이 차이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와 각종 프로그램 추천 및 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주력으로 제공해 오던 왓챠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맨틱 에러'(드라마), '조인 마이 테이블'(예능),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다큐멘터리) 등을 공개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