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사진: 셔터스톡]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40대 직장인 A씨는 해외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고통을 소개했다. 이메일은 동정심을 자극하면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해외 은행에 예치된 돈의 송금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국제금융사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진짜 우크라이나 난민을 도우려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이용한 국제금융사기 이메일이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범들은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러시아 금융제재 등의 상황을 교묘히 언급하며 사기를 시도하고 있다.

6일 금융권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신이 러시아 사람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무차별 발송되고 있다.

이메일을 발송한 사람들은 자신이 러시아 사람이지만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 등 해외 은행에 비밀리에 예치해 놓은 자금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을 도우려 하지만 국제 사회의 러시아 금융제재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외 은행에 예치된 자금을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송금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자신을 도와줄 경우 우크라이나 난민을 도울 수 있으며 또한 예치된 자금의 25%를 수수료로 제공하겠다고 현혹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메일이 전형적인 국제금융사기의 형태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국제금융사기범들은 가족들이 급사하면서 자신이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게 됐지만 상속, 송금 등에 문제가 있다며 도움을 줄 경우 거액을 수수료를 주겠다고 유혹한다. 이후 해외 송금 등에 필요하다며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송금을 위한 비용을 요구해 가로채고 있다.

사기범들은 이를 변형해 로맨스 스캠을 시도하기도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접근해 친분을 맺은 후 결혼을 하자고 유혹하고 결혼 자금을 송금하는데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즉 사기범들은 해외 송금 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기범들은 BBC 등 해외 언론의 우크라이나 사태 보도 내용을 첨부해 동정심을 가극하고 있다. 또 이들은 특정 링크로 클릭을 유도하거나 개인, 금융 정보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와 유사한 국제금융사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령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는다며 가상자산 송금을 유도하거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람을 가장한 로맨스 스캠 시도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 송금 관련 요청을 받는 경우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된다”며 “또 이메일 첨부된 링크를 누르거나 첨부 파일 등을 내려받기 할 경우 해킹을 당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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