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국무총리 지명 소감을 밝히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4/439713_422211_386.jpg)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경제·금융권의 올드보이들이 돌아왔다. 경제, 통산 전문가인 한덕수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로 내정됐다. 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이 경제부총리 후보로, 금융연구원장 출신 윤창현 의원이 금융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역시 총리, 부총리 인선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려내며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다. 그는 상공자원부, 통상산업부 등에서 근무한 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일 그리고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경제를 중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한덕수 총리를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상의해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경제수석 등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의원(국민의힘), 최상목 농협대학교 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임 전 위원장이 경제부총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가 좁혀졌다.
임종룡 전 위원장과 추경호 의원, 최상목 총장은 모두 금융전문가로 손꼽힌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인 임종룡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을 거쳐 공직에서 퇴임했다. 그는 2013년 6월부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을 맡았다. 그러던 중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3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민간 금융기업의 수장이 금융당국 최고 수장으로 간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임 전 위원장은 안정적으로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태풍에 휘말린 것이다. 임 전 위원장은 국정농단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사건에 연루되면서 금융위 위상이 손상됐다. 임 전 위원장은 2016년말 차기 경제부총리로 내정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취임이 물거품이 됐다.
임 전 위원장은 호남 출신(전남 보성)에 능력을 갖췄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배재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은 물론 취임하지 못한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모습 [사진: 금융위원회]](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4/439713_422212_3856.jpg)
임 전 위원장은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윤석열 당선인의 경제, 금융 정책 수립 등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리,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임 전 위원장은 후배들을 배려해서 부총리를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위원장은 24회 행정고시 출신인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26회 행정고시, 홍남기 현 경제부총리는 29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그럼에도 임종룡 전 위원장은 이번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임 전 위원장이 총리, 경제부총리에 준하는 역할을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경제부총리로 유력한 추경호 의원은 2인자라는 별칭이 있었다. 추 의원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한 후 2011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국무조정실 실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정치에 발을 담근 그는 20대,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추 위원은 경제, 금융 분야에 대표적인 전문가이지만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금융, 경제당국의 수장을 맡지는 못했었다. 만약 이번에 경제부총리로 임명되면 결국 최고 지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최상목 총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에서 근무한 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마지막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했다. 그는 증권, 자본시장, 거시경제 등 다방면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배재됐었다. 최 총장은 그동안 학계에서 활동하다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로 합류했다. 최 총장은 경제부총리 이외에도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이 거론된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던 윤 의원은 2012년 3월 7대 금융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5년 10월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2년 간 활동했다. 윤 의원은 금융연구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근무하면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후 윤 의원은 금융감독원장 후보 등으로 거론됐지만 역시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발탁되지 못했다. 그리고 2020년 정치에 투신해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경제, 금융정책 브레인 중 한명으로 활동해왔으며 일찍부터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서 경제, 금융정책 수립을 도왔다.
경제·금융권의 올드보이들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활동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에 화려하게 부활함으로써 금융판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 사례를 보여주게 됐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이나 경력과는 별개로 올드보이들의 귀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드보이들의 귀환으로 장·차관급 인사 적체가 발생하고 후임들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8회 행정고시 출신이며 홍남기 부총리는 29회 출신이다. 앞으로 30회 행정고시 출신 등에게 기회가 열려야 하는데 오히려 선배들이 부임할 경우 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임종룡 전 위원장도 이런 우려로 인해 부총리직을 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올드보이들과 새로운 인재들의 발탁을 적절히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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