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서 또 디지털 자산 거래소 논의가 시작됐다. [사진: 셔터스톡]
부산시에서 또 디지털 자산 거래소 논의가 시작됐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시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부산광역시는 시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30일 부산시 금융블록체인과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관련 논의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꾸렸다. 지난 2월 23일 첫 회의를 하고 이후 분야별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아직 어떤 유형의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설립할지에 대한 방향성이 정해지진 않았다. 부산시 금융블록체인과 관계자는 "가상자산 포함 STO(증권형토큰), NFT(대체불가토큰) 등 포괄적으로 보고 있고, 관련 전문가 의견을 듣고 어떻게 해야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를 논의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부산블록체인산업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소속된 민간 기업들의 의견을 취합해 부산시에 전달하고 있다. 한 협회 관계자는 "부산시에서는 기존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차별화될 수 있는 점부터 부산시에서 해야만 하는 타당성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며 "(부산시의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아직 방향성 설정 단계"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산시의회가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 23일 부산시의회는 제302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부산광역시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위한 지원 조례'를 가결했다. 

이 조례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지원 계획 수립 및 시행, 전담조직 설치,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관련 민관 협조 등을 담고 있다. 이번 조례를 통해 부산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공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통해 가상자산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사진: 부산시]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공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통해 가상자산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사진: 부산시]

부산시 차원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사업을 적극 검토, 논의에 나선 것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부터 지속돼 왔다. 박형준 시장은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활성화'를 꼽고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지난해 중순 부산시 산하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내용을 포함한 연구가 진행된 데 이어 최근 전문가 협의체를 꾸려 방향성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에는 부산시가 블록체인 특화 벤처컨벤션 '비스페이스'를 열고 블록체인 기업 육성에 나섰는데, 당시 개소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비스페이스를 시작으로 금융 중심지에 걸맞은 '공공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에 부산시가 이를 통해 그동안 '반쪽짜리 블록체인 실험장'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시는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로 지정됐음에도 그동안 가상자산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관광이나 해양물류 등에 활용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다만 가상자산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부산시의 고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금융블록체인과 관계자는 "규제자유특구로 추진한다고 해도 디지털자산 사업 속성상 금융위원회 특례를 받야하는 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또 자산으로 인정되느냐의 여부도 법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자산 관련해서는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을 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정도이며, NFT가 가상자산에 속하냐의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아울러 지난 2020년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가 부산시에서 '통합거래소'를 블록체인 특구 사업으로 추진한 바 있지만 일부 부처의 시기상조라는 의견 등으로 최종 선정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이에 부산블록체인산업협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의 경우 장기적인 프로젝트 성격이 강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STO나 NFT 등을 열어놓고 많은 아이디어를 취합해 부산시에서 추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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