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까지 핀테크의 확산이 기존 금융회사들의 안정성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3/438188_421399_419.jpg)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핀테크의 확산이 기존 금융회사들의 안정성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핀테크 확산으로 과도한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아직까지는 기우(杞憂)인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김범수, 윤지환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한국은행의 지원을 받아 ‘핀테크의 금융서비스 확대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확대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과 경로를 고찰하고 분석해 시사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현재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과 핀테크 확산이 금융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핀테크 확산에 기존 금융회사들이 대응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게 되고 이는 수익성, 안정성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지적을 고려해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가장 명확하게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했다. 기간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된 2017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로 하고 분석 데이터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본자산비율(CAR)의 합을 계산한 후 자산수익율의 과거 5년 간 표준편차(σ(ROA))를 나눠서 구한 z스코어(score)를 종속변수로 사용해 해당 업계의 안정성을 각각의 세부지표인 수익성, 자본적정성, 자산구성의 위험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연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시중 은행들의 안정성은 다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들은 핀테크의 확산으로 수익성에 아직까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회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필두 되는 핀테크 업체의 금융서비스 확대가 기존 금융업에게 아직까지는 큰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금융업계가 설계한 금융상품을 파는 창구 역할을 하는 등 공생 파트너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이 핀테크 확산을 견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협력 관계를 맺고 일부는 공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금융소비자들이 시중 은행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함께 사용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런 상황이 향후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2022년부터 종합지급 결제업계좌가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종합지급 결제업계좌 도입으로 네이버 같은 빅테크 업체와 카드업계도 마치 은행업처럼 금융소비자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핀테크 업체를 주거래 금융회사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핀테크 업체들이 대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 역시 기존 금융회사들의 수익성,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핀테크 확산이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몇 년 간 상황을 더 분석해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