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인터넷은행 시장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올 초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맹추격을 시작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융상품 다각화에 나서며 대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해 6개월차에 접어든 토스뱅크의 추격이 매섭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공략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기존 은행에서 하지 않았던 시도로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전부터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으나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소진돼 출범하고 약 9일 만에 신규 대출을 중단한바 있다.
대출 영업을 재개하자 토스뱅크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거웠다. 지난 1~2월 토스뱅크에서 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내 한도 관리' 서비스에 신규로 가입한 고객 수는 36만343명이었다. 일 최대 8만701명이 이를 이용했다.
지난달 말까지 신규 취급한 가계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1.75%를 기록했다. 대출 규모는 1조9446억원이었다. 이는 회사가 대출 영업을 재개하고 약 두달 만의 결과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대비 높은 수준이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약 19%에 근접했으며 케이뱅크는 18%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에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배경에는 모회사 플랫폼인 토스와의 시너지가 있다. 일단 토스뱅크는 2000만명이 사용하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접근할 수 있어 별도 앱 설치가 필요 없다.
무엇보다 토스뱅크에게는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토스가 고객 동의를 받아 축적한 '비금융' 데이터 등을 결합한 신용평가모형(CSS)이 대출 상품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출범 이전부터 포용과 혁신을 강조하며 출범 이전에 이 CSS 개발한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번 사장님 대출에서도 볼 수 있다. 토스에서는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사장님' 서비스를 2020년 11월부터 운영해왔다. 이는 매출 장부 관리, 급여명세서 발급,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약 40만명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인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 심사 평가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대출 상품도 중저신용 개인사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기준 사장님 대출 규모는 총 1167억원이다. 중저신용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비중은 39.7%에 달했다.
아울러 16일 부터 회사는 토스뱅크통장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일 한 번씩 고객들이 원할 때 즉시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틀 만에 41만명이 이를 이용했다. 업계에서는 회사에서 이를 수익 측면보다는 토스의 만보기 서비스처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고 고객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측면으로 도입했을 것으로 진단한다. 만보기는 주변에 가까운 미션 장소에 도달하면 토스머니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토스뱅크 대출 영업 관련 성과. [사진: 토스뱅크]](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3/437937_421265_4045.png)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상 이벤트 등을 벌이며 이전보다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데, 축적된 여신 전체 규모 및 상황이 토스뱅크와 다르다보니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 비중 성과가 낮아보일수 있다는 업계 시각도 있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한때 대출을 중단하고 재개한지 이제 약 1년 6개월 된 시점에서 고신용자 고객을 제한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중저신용자 고객 특화 CSS 개발해 대출상품에 적용했기에 올해는 이전보다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대출 공급 확대를 여신 계획의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고신용 신규 신용대출 중단을 올해도 이어간다. 중저신용자 고객 대상 이자 혜택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은 가운데, 이들도 대출 포트폴리오를 늘리는데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0일 '챗봇'을 차별화로 내세우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수신과 대출 상품을 동시에 런칭해 기업금융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토스뱅크와 다르게 개인사업자가 관리할 수 있는 사업용 수신까지 제공해 타 수신과 분리해 관리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경우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최근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아담대가 회사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앞선 상반기 중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높이고 개인사업자 고객을 추가로 끌어들이기 위해 CSS 고도화에 더 힘줄 것으로 예상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토스뱅크 '지금 이자 받기' 출시 이틀 만에 66억 지급
- 토스뱅크 파격 행보...은행권 첫 매일 이자 지급
-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 출시 한달 만에 1160억 돌파
- 토스뱅크 "대출 재개 후 중저신용자 비중 31.75% 차지"
- 토스뱅크, 출범 4개월 만에 3000억 유상증자
- 토스뱅크, 입사 1주년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
- 케이뱅크도 개인사업자 대출 내놓는다...신보중앙회와 맞손
- [핀테크핫이슈] 인터넷은행 삼국지 반년 변화는?
- 카카오뱅크, 1주택자 일반전월세보증금 대출 재개
- 토스, 등·초본 신청 가능한 '토스 주민센터' 웹페이지 오픈
- 케이뱅크, 전세대출 출시 6개월 만에 6000억 돌파
- 카카오뱅크, 대출금리 최대 0.5%p 인하
- 카카오뱅크 시즌2 돌입...'ESG위원회' 신설
- 토스뱅크 "금리인하요구권 알림에 금리 5%p 인하 혜택"
- 출범 5주년 케이뱅크, 고객 수 750만명 돌파
- 카카오뱅크, 1분기 중·저신용대출 6250억...전년比 11.6배
- 카카오뱅크, 탱크옥션과 법원 경매정보 제공 계약
- 토스뱅크 '지금 이자받기' 상시 이용고객 100만 넘어
- 토스뱅크 "국내 외국인도 비대면 계좌개설 가능"
- 케이뱅크, 예·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
- 충청은행 설립 논의 수면 위로...12월 로드맵 나온다
- 케이뱅크, '개인 맞춤형' 앱 개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