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침공 사태로 알루미늄, 구리 등 가격이 급등했다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3/437933_421262_3217.jpg)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배터리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 전기차·배터리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수급은 당장 문제가 없지만 가파르게 치솟은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인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기차 기업은 전기차 제조 비용이 오르고, 배터리 기업은 비연동 원료 비용 부담이 늘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18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배터리 주요 광물 가격은 러-우크라 침공 사태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2월 중순 톤당 1만9000달러 부근을 오가던 니켈 가격은 이달부터 급등해 17일 4만299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발트와 망간도 각각 16%, 7% 가량 상승했다.
이밖에 구리와 알루미늄도 각각 톤당 1만166달러, 3288달러를 기록하며 우상향했다. 두 광물 가격은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된 3월 초에 정점을 찍고 점차 내려오는 듯 했지만, 상승 추세는 아직 꺾이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이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상승,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대응해왔다. 니켈, 리튬 등 주요 원자재 공급망을 다원화하고, 2020년 중반부터 장기 공급계약에 초점을 맞춰왔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원료 수입 의존도가 낮은 편이어서 원자재 공급은 당분간 큰 걱정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걸림돌은 배터리 광물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배터리와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연쇄적인 가격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줘 전기차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이미 주요 차종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6일 기준 국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은 350만원 오른 7429만원,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은 310만원 오른 8499만원이다. 모델S와 모델Y도 비슷한 폭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 인상 가격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원료 가격 상승이 배터리업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셀 제조사는 완성차 기업과 장기 계약 체결 시 주요 금속 판가를 연동해 원료 인상 영향을 줄이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러-우크라 사태로 연동이 되지 않는 금속 가격도 오르고 있어 수익성 차질이 예상된다. 알루미늄, 구리 등 양·음극박 원료와 전해질 첨가제에 들어가는 육불화인산리튬(LiFP6) 등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중소 전기차 업체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 전기차 업체는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달리 배터리 필요 수량이 적다. 따라서 장기계약 형태가 아니라 필요한 수량을 특정 시기에 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원자재 쇼크가 터지면서 배터리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코로나19 오미크론 영향으로 물류 운송비마저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쇼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점점 넘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각 기업 주요 인사들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유다.
삼성SDI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은 17일 인터배터리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많은 원자재 공급사를 발굴했지만 우려가 많이 된다"며 "산업부 장관에게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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