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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러시아의 국채 디폴트 위기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는 디폴트 위기를 일단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4월까지 러시아가 지급해야 할 원금과 이자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위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달러화 표시 국채의 이자를 달러로 지급했으나 서방의 금융제재로 지급 처리가 승인됐는지는 불분명하다.
16일은 달러화 표시 러시아 국채 2건 관련 이자 1억1700만달러(약 1440억원)의 지급 만기일이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채 투자자가가 이자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와 일각에서는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 때문에 러시아가 보낸 이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금융기관 등을 제재한 것은 맞지만 러시아 채권 이자 수취 등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국채가 30일 간 유예기간이 있어 러시아 정부가 이날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바로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단 16일 러시아는 국가 부도위기를 넘긴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금도 전쟁을 하고 있다. 이에 미국, 유럽 등은 러시아 일부 금융기관에 대해 국제금융결제망 스위프트코드 제외라는 강경 제재에 나섰다. 러시아는 전쟁 전 외환 보유고를 늘렸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신용평가 기관들도 연이어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외부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16일을 넘겼다고 해서 러시아 디폴트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국제센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3월 16일에 이어 21일, 28일 연이어 외화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달 지급할 총금액은 7억3000만달러다. 다시 4월에 추가로 원금 20억달러, 이자 1억30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러시아 루블화 국채 이자도 3월 6억9000만달러, 4월 11억2000만달러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가 계속되는 국채 상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모라토리움을 선언했고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며 세계 경제에 파장을 일으켰다. 모라토리움은 정부가 외부에서 빌린 돈에 대해 일방적으로 채무이행을 연기, 유예하는 행위다. 그런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원리금, 이자 상환이 불가능해진 상태 디폴트 즉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는 1917년 공산 혁명으로 황제가 퇴위된 후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했다. 이번에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105년 만에 다시 그 전철을 밟게 된다.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전 세계 경제에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유럽,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에 러시아 국채 투자사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문제는 여파가 러시아 기업과의 거래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한국도 많은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거나 러시아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러시아 디폴트는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 식량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생기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