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게재된 보이스피싱 콘텐츠 모습 [사진: 유튜브]](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203/437009_420752_1648.jpg)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유튜브에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영상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콘텐츠들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영상의 경우 범죄를 희화화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
11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백건 이상의 보이스피싱 관련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는 수십만건, 수백만건 조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영상도 있다.
한 유튜버는 금융감독원 등에서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등을 소개해 5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대출을 가장한 실제 보이스피싱 시도 녹음파일을 공개해 60만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금융당국, 금융회사, 언론사 등 다양한 곳에서 보이스피싱 예방 정보를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유튜브 채널에 100건 이상의 보이스피싱 관련 영상을 올려놨다.
시중 은행들 역시 주기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관련 정보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유튜버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이 아니라 조회수를 늘리고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보이스피싱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 유튜버는 보이스피싱 시도를 당했는데 오히려 범죄자를 골탕먹이는 역관광을 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려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조롱했다는 영상들이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영상 내용이 실제로 확인된 것이 아니며 유튜버의 기획, 연출로 상황을 설정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짜로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것 같은 통화 상황을 연출해서 장난을 치는 것이다. 이런 영상은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통쾌함을 줄 수도 있지만 부작용도 크다고 한다.
우선은 보이스피싱 실제 피해자들이 이런 영상을 접할 경우 자책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수사관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리석고 부주의해서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닌지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조롱하는 영상을 볼 경우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더 자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보이스피싱 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범죄자들에게 영상처럼 대응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조직범죄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다른 범죄와 같이 진행될 수도 있다. 때문에 범죄자들을 조롱하거나 그들의 돈을 역으로 노리는 경우 보복을 당한 위험성이 높다.
더구나 일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범죄를 저지른다. 피해자가 범죄자를 자극할 경우 개인정보를 악용하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보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범죄자를 조롱했다가 보복성 문자와 전화를 받은 사례가 있다. 또 범죄자들이 피해자의 전화로 피해자 지인들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거나 피해자의 집으로 경찰, 소방관이 출동하도록 거짓 신고를 한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영상의 경우 단순히 모르고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심부름을 한 경우 처벌을 받지 않거나 처벌이 가볍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에서는 금융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단순 가담이나 심부름 등의 경우도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청소년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는데 부정확한 보이스피싱 관련 영상들을 접할 경우 실제로 피해를 당했을 때 잘못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