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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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디지털 금융이 올해 국내·외 은행권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이 단순히 은행들의 구호나 정책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흐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2022년 은행산업 전망 및 주요 경영과제’ 보고서를 내놨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은행들이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은행 부수업무 확대 등에 대비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비금융회사들의 금융서비스 제공이 확대되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금융회사들 간 플랫폼 경쟁도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신용평가, 대출심사, 챗봇, 금융자산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자산 확산에 은행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갖는 잠재력과 확장성, 은행업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은행들이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전문가들만 올해 디지털 금융을 주목해야한다는 주장한 것이 아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금 우리 금융산업은 전대미문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ICT 기업들이 금융에 진출하면서 금융·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들이 가상자산, 가상공간 등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중 은행장들도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신년사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향후 10년 간 새로운 가치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와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출시를 앞둔 개인뱅킹 뉴 앱(App)과 종합 기업금융 플랫폼 개발에 신한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우리는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발판으로 삼아 창조적인 시각과 혁신적인 도전으로 더 높이 도약하는 '고객 중심 넘버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2022년 전략목표로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을 발표했다. 권 은행장은 “대규모 고객기반과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시장에 진출한 빅테크가 금융업 전반에 진출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위기와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회를 찾고 디지털금융 플랫폼 경쟁을 선도함과 동시에 협동조합수익센터로서 본연의 역할도 완수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 트렌드가 디지털 금융 트렌드로

디지털 금융은 해외에서도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공개한 글로벌 은행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 부문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우선 센터는 글로벌 오픈뱅킹 산업이 2018년 72억9000만달러(8조73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431억5000만달러(51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연평균 24%나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센터는 또 인도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9.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으며, 영국의 디지털뱅킹 앱 리볼트가 미국에서 무료 수수료 주식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300여개 은행들이 핀테크 회사인 NYDIG와 기술개발 협력 등을 통해 고객이 현재 보유한 계정을 통해 올해 상반기 중에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JP모건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올해 기술 관련 투자를 지난해 보다 26% 증가한 120억달러(14조4000억원)로 늘릴 것이라고 센터는 소개했다. 센터는 JP모건이 투자하는 120억달러는 전 세계 핀테크 기업들이 투자하는 규모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 뿐 아니라 미국의 300개 금융기관들은 머신러닝, 챗봇 등을 올해 최대 투자 분야로 지목했다. 글로벌 은행산업 트렌드가 디지털 금융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은행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경영브리프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은행 간 격차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기존 은행들은 생존을 위해 미래지향적 사업모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은행들이 플랫폼 강화, 디지털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신사업 추진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러 부문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다.

은행권이 미래지향적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하며 성장과 혁신에 집중하고 기술기반 혁신 및 신속한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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