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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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구용 치료제 출시를 서두르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머크(MSD)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승인을 권고했다.

MSD는 앞서 경증 코로나19 환자가 몰누피라비르 800㎎을 12시간마다 5일 동안 복용하면 중증 악화 및 사망률이 50%로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FDA 자료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의 예방효율은 이후 30%로 하향 조정됐다.

최종 결정은 FDA가 내리지만 대개 자문위 권고는 그대로 수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낮은 예방효율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위원도 많아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지난달 16일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7일 MSD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사전 검토 단계다.

국내 기업들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서 질문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서 질문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 - 일상으로’에 출연해 국산 치료제 승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11개 회사가 먹는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2개사는 지금 3상 시험에 들어가 있다”며 “경과가 좋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국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한 제약사 2곳은 대웅제약과 신풍제약이다.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 성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은 임상 2상에서 1차 목표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경증 환자에서 일부 증상 개선 시간이 단축됐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대웅제약은 코비블록 임상 2상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현재 식약처와 추후 일정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의 첫 번째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현재 국내에서 대규모 환자 모집 개시 외에도 임상이 진행 중인 필리핀과 유럽 및 남미에서도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피라맥스의 경우 국내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 3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임상 2·3상 승인을 받은 제넨셀도 내년 긴급승인을 목표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담팔수 추출물을 이용한 제넨셀 치료제는 전세계 17개국 특허를 출원한 항바이러스제로 현재 유럽 임상 신청을 위해 유럽의약품청(EMA)과 사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오른쪽)와 데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제약 대표가 영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치료제 공동 개발 협약식서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일동제약]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오른쪽)와 데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제약 대표가 영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치료제 공동 개발 협약식서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일동제약]

해외 기업과 손을 잡거나 흡입형 등 다른 방식의 치료제 개발에 나선 곳도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17일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S-217622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감염원인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서 개발된 물질로 1일 1회 1정을 5일간 복용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긴급사용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 생산도 계획하고 있어,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안정적인 경구 치료제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주사제로 식약처와 유럽식품의약청(EMA) 승인을 받은 셀트리온 ‘렉키로나’는 폐로 바로 흡입할 수 있는 흡입형 치료제로 개량해 호주에서 1상을 시작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UI030’으로 연내 2상을 마치고 내년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셀리버리 또한 코로나19 흡입치료제 임상 계획을 밝혔다.

경구용·주사제를 통틀어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치료제는 종근당의 ‘나파벨탄’이다.

종근당은 올해 4월 식약처로부터 ‘나파벨탄’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은 후 국내와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브라질·인도·태국·러시아·아르헨티나·페루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병의 종류와 증상 등에 따라 주사제와 경구용 모두 수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제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빨리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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