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농어촌지역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시연 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홍석준 의원, 임 장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구현모 KT대표이사 [사진 :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농어촌지역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시연 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홍석준 의원, 임 장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구현모 KT대표이사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달 25일 발생한 KT의 전국 유·무선통신 마비 사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속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인재를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 중이라고 정부 측이 밝혔다. KT의 전국 유·무선통신 마비 사태는 KT 관리 부실이 부른 인재라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25일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농어촌 5G 공동망 시범상용화 시연 및 통신3사 CEO와 진행한 간담회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망 안전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선 말씀 드리면, 구현모 대표가 언급했는데 KT가 책임감 느끼고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며 “후속조치에 담길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일정부분에 대해 사람에 의존하는 부분 때문에 리스크 존재한다는 부분에 대한 인식이 있다. 기술적 시스템적으로 자동화 등 인재를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망 구조적 측면 등 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사고가 전국 확산 안되도록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며 “네트워크 가치나 효과, 영향력이 실제 소상공인 등 국민 생활에 와닿는 만큼, 국민 체감을 고려해서 노력해달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달 발표한 KT 네트워크 장애 원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달 25일 낮 KT 부산국사에서 기업망 라우터(네트워크간 통신을 중개하는 장치)를 교체하던 중 일어났다.

당초 KT 네트워크관제센터는 협력업체가 교체 작업을 26일 오전 1∼6시에 진행하도록 승인했지만, 계획이 바뀌어 25일 낮에 교체가 진행됐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국장)은 지난 달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가 수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협력업체 직원들과 KT 관리자에게 직접 확인했다”며 “왜 주간작업을 했는지는 ‘야간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주간작업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KT가 야간작업을 하기 싫어 협력업체에 주간작업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홍 국장은 “주간작업이 이뤄진 것은 KT 관리자와 협력사 직원 양쪽 합의하에 이뤄졌고 한 쪽의 단독 결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교체 작업 중간인 10월 25일 오전 11시 16분 경부터 네트워크 장애가 시작돼 낮 12시 45분까지 89분간 KT 통신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KT는 사고로 이어진 장비 교체 작업을 KT측 작업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수행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성준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장은 “KT 관리자에게 확인한 결과 다른 업무가 있어서 자리를 비웠다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인재가 부른 대형 사고라는 얘기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협력업체 직원이 교체 장비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을 하다가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들어가야 할 명령어 중 ‘엑시트’(exit)라는 단 한 단어를 빠뜨린 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통상 BGP(보더 게이트웨이 프로토콜, 외부 라우터와 경로 정보를 주고받는 프로토콜)에 들어가야 할 경로 정보가, 그 수십분의 1 수준의 경로 정보를 교환해 주는 내부용 IS-IS 프로토콜로 한 번에 몰리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전체 스크립트(명령글)에 오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전검증 단계가 두 차례나 있었지만, 사람이 직접 검토하는 체계여서 이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홍 국장은 “스크립트 작성은 KT와 협력업체가 같이 한 것으로 이해하며, 검토는 KT가 1·2차를 진행했으나 그 부분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언급했다.

시스템에 지장을 주지 않고 이 오류를 미리 발견해 수정할 수 있는 가상 테스트 베드(시험공간)가 없었고, 지역에서 발생한 오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부재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구현모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년 경영 키워드에 대해 “고민 중에 있는데 제일 큰 것은 네트워크 생존성/안정성을 주요 키워드로 본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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