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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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기술수출(라이센스아웃)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총 4건, 약 3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는 등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기술수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은 지난 2018년 5조3706억원(13건)을 달성한 이래 2019년 8조5165억원(15건), 2020년 10조1488억원(14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해외에 기술수출한 총 계약규모는 11조4049억원으로 집계됐다. 비공개 계약을 포함하면 처음으로 기술수출 규모가 12조원,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지씨셀(당시 GC녹십자랩셀)였다. 

지난 1월 지씨셀은 관계사 아티바를 통해 MSD에 CAR-NK 세포치료제 3종을 2조900억원(약 18억6600만달러)에 기술이전했다. 이는 올해 기술수출 단일 계약으로 가장 큰 규모다. 아티바는 2019년 3월 지씨셀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연구개발기업이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으로만 올해 총 4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9931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펙수프라잔을 중국과 미국에 이어 중남미·중동 국가들에 기술수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상해하이니(3800억원), 미국 뉴로가스트릭스(4800억원), 중남미 4개국(340억원),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6개국(991억원)과 펙수프라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달 들어서도 총 4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먼저 한미약품은 지난 5일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억제제를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4억2000만달러(약 5000억원)로, 한미약품은 앱토즈에서 확정된 계약금 1250만달러를 현금 500만달러와 750만달러어치 앱토즈 주식으로 나눠 받는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소재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6 Dimensions Capital)과 함께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 제약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Ignis Therapeutic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인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해 6가지 중추신경계 신약 파이프라인의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에 기술수출해 1억5000만달러(약 1779억원) 규모 지분을 획득했다.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 플랫폼(항체-약물 접합체) 기술을 유럽 소티오바이오텍(소티오)에 기술 수출했다. 임상 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단계별 성과에 따른 기술료) 9억9800만달러(약 1조1790억원)을 포함해 최대 10억2750만달러(약 1조2127억원) 규모다. 차후 매출액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는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사이언스 대표는 “소티오는 ADC를 포함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임상개발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수의 ADC치료제 개발이 성공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보로노이는 미국 바이오 기업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Pyramid Biosciences)에 항암제 후보물질(VRN08)을 기술이전했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계약 규모는 8억4600만달러(약 1조원)이다. 선급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구개발 성과로 번 수익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기술력과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축적되면서 K바이오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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