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 관련 새로운 먹거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국내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 관련 새로운 먹거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을 활용하는 새로운 먹거리를 물밑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블록체인협회와 벡스코가 주관하는 'NFT 부산 2021'에 후원사 중 한곳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 행사에는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 관련 전략 태스크포스팀(TFT)이 온라인 토론 패널로 참여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암호화폐), NFT 등에 대한 시각과 준비 상황을 공유했다. 이 팀은 지난 7월에 꾸려졌으며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 개발도 진행 중이다. 

TFT 관계자가 이날 전한 내용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디지털자산 관련 복수의 사업을 구체화하는 작업 중이다. 이 관계자는 "기관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크립토(cypto) 시장에서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인데, 투자자들이 페인포인트(pain point, 불편한 지점)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연구,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앙화된 가상자산 시장을 비롯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라고 불리는 '디파이(Defi)' 생태계 확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금융회사들은 통제된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상대를 금융회사로 보고 디지털 전략을 마련한다"며 "이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크립토 네이티브(native)에 있는 서비스, 프로토콜 등이 훨씬 더 위협이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주목했다. 

이에 구체적으로 미래에셋그룹은 ▲제도화된 시장 ▲크립토 네이티브 시장 ▲제도화된 시장과 크립토 네이티브 시장을 잇는 시장 등으로 구분하고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상품을 내놨다. 지난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열사 캐나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호라이즌스 ETFs'는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 종목을 상장했다. 지난 7월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엑스가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종목을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등장했다. [사진: 셔터스톡]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등장했다. [사진: 셔터스톡]

이어 미래에셋그룹 본사 차원에서도 디지털 자산 관련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NFT 부산 2021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신한은행과 함께 NFT와 블록체인, 금융,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 기업설명회(IR)를 갖은 바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나왔을 때는 국내 복수 증권사들도 이 내용에 잇따라 주목했다. 다수 증권사에서 관련 시장 보고서를 내놨으며 대신증권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에 주목하며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해석했다. 

그동안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나 SK증권 등은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 진출해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올초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15% 지분을 퀄컴으로부터 인수했다. 이전에는 가상자산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 운영사 크로스앵글에도 4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에서는 디지털자산 리포트를 지속 내놓으며 시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SK증권도 적극적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보고서를 내놓는 증권사 중 하나이며 특히 김신 SK증권 사장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지닥 거래소 운영사 피어테크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약했을 때도 김신 SK증권 사장은 "금융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안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정 사업 추진 부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때 가상자산 결제나 NFT, 메타버스 도입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실현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각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사업 내용 관련 대외적 언급조차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이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관련 ETF를 추천하거나 구체화할 수 없다고 증권사 관계자는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거래소 형태든 NFT든 특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려 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는 은행들의 커스터디 진출 처럼 합작법인 형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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