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택배 차량 등 디젤 차량에 들어가는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화물·택배 차량 등 디젤 차량에 들어가는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요소수 품귀 대란으로 시작된 중국발 원자재 대란이 다른 원자재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건설 현장 등에 사용할 원자재들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 국내 산업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주요 원자재 국가별 수입 의존도 조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제 품목분류코드 기준 수입품 중 31.3%에 해당하는 3941개의 품목이 특정 국가 의존도 80%를 넘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한 품목 수는 1850개로, 46%에 달하는 품목이 중국에서 의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논란이 된 요소는 석탄과 석유 등에서 추출하는 원료다. 이를 가공해 요소수로 만들어 공장과 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저감 등에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채굴 자원 부족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물량 중 3분의 2를 중국에서만 의존하는 등 수입 다변화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중국 요소 수입이 줄어든 이유는 중국 내 발생한 석탄 공급 차질 때문이다. 중국은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자체 석탄 규제와 호주와의 석탄 관련 무역갈등이 맞물리며 자국 내 석탄 공급 물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중국은 석탄 부족이 요소비료 등 생산 부족이 농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요소를 포함한 29종 비료 품목을 수출 전 검사 의무화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국내에 발생한 요소수 품귀 대란은 물류 대란으로 번질 위기에 놓였지만 정부의 외교 노력으로 중국에서 요소를 수입하기로 해 늦었지만 급한 불은 꺼가고 있다.

마그네슘잉곳 [사진 : 셔터스톡]
마그네슘잉곳 [사진 : 셔터스톡]

하지만 마그네슘잉곳과 실리콘 등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그네슘잉곳은 자동차 차체와 차량용 시트 프레임, 항공기 등에 쓰이는 필수 산업용 원료다.

우리나라에는 마그네슘잉곳 전량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내 전력난으로 인해 전력 사용 규제가 들어가면서 마그네슘 채굴과 제련 등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마그네슘은 가격이 폭등하는 등 공급 부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마그네슘 등의 수급이 불안해지고 있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마그네슘은 일반 차체는 물론, 무거운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차 차체 경량화를 위해 꼭 필요한 원료다. 

전세계 완성차기업들은 현재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감산에도 고부가가치 차량인 전기차 판매로 실적을 일부 방어하고 있다. 마그네슘 공급 부족이 현실화된다면 그마저도 감소해 커다란 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메탈실리콘 [사진 : 셔터스톡]
메탈실리콘 [사진 : 셔터스톡]

실리콘 원료인 메탈실리콘도 전력난에 따른 감산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중국 내 철강류 감산 영향으로 실리콘은 8월 초 1만7000위안 가량에서 지난달 6만1000위안까지 치솟았다.

실리콘은 건설자재와 생활용품부터 반도체, 태양전지 등 다방면에 사용하는 핵심 원료다.

이달 들어 원자재 가격이 다소 하락하고는 있지만, 중국 내 전력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다시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미중간의 패권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또 의료기기와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산화텅스텐과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의 대중국 수입의존도도 각각 94.7%, 83.5%에 달한다.

또다른 배터리 핵심소재인 흑연과 수산화·황산코발트 등의 중국 의존도도 굉장히 높다.

이에 정부는 내부적으로 범용 수입 품목에 대한 전반적인 공급망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공급망 점검을 통해 재고 축적과 같은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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