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 일동홀딩스]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 일동홀딩스]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일동제약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어느새 연구개발 비용은 매출액 대비 20%에 근접했다.

신약 개발로 미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수출을 가속화하여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1422억5600만원, 영업손실은 139억51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최근 일동제약의 수익성은 역성장하는 중이다. 

2019년 4분기 일동제약은 17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불순물 파동’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위장약 원료 라니티딘에서 발암 유발 물질이 검출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9월 해당 성분 의약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 200억원대의 간판 제품 ‘큐란’이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몇년 간 연구개발비를 급격히 늘려왔다.

2016년 일동제약의 R&D 투자금액은 212억원, 매출대비 비중은 10.5% 수준이었다. 4년 후인 지난해 786억원(매출 대비 14%)로 커졌고, 올 상반기 484억원(17.6%)로 늘어났다. 업계에선 일동제약의 올해 전체 R&D 투자금액이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는 영업이익 확보와 상반되는 요소다.

때문에 업계에서 연구개발 비용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일동제약처럼 수십년간 영업 흑자에서 수백억원대 영업 적자로 급격히 전환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큰 폭의 적자가 나더라도 동시다발로 신약개발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동제약 주요 파이프라인과 개발 단계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일동제약 주요 파이프라인과 개발 단계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현재 일동제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 간 질환 치료제, 고형암 치료제, 안과 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 다수의 유망 신약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안과 질환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6종에 대해 임상 전 단계에 있으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는 올해 6월 독일에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이 밖에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가 올해 4분기 IND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일동제약은 현재 전 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들의 IND 신청을 늦어도 2023년 1분기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목표다.

올해 초엔 연구개발 비용 조달을 위해 처음으로 전환사채(CB)발행을 통해 1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CB 발행 대상은 케이비제3호바이오사모투자 합자회사(800억원)와 케이비나우스페셜시츄에이션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200억원) 등 2곳의 사모 투자회사였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R&D 투자비용을 크게 늘렸다”며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진행 상황에 따라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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