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110/420093_410964_5850.jpg)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미국 제약사 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루피라비르’의 미국 승인이 임박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끝낼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연내 상용화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자체 중단하는 사례도 속속 늘고 있다.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는 데다, 높은 백신 접종률도 관련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종근당·신풍제약 임상3상 돌입…연내 출시 사실상 어려워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는 글로벌 제약업체와 비교하면 매우 더딘 편이다.
셀트리온이 정맥 주사제 형태의 '렉키로나'를 개발해 국내외에 유통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곤 모두 아직 시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치료제 분야에서 현재 신약 6개, 약물재창출 8개 등 14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과 신풍제약은 임상3상에 돌입했고, 대웅제약은 임상2상 결과를 분석 중이다. 진원생명과학과 동화약품 등은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 심사 과정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당시 식약처는 나파벨탄에 대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종근당은 식약처 발표가 나파벨탄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 허가를 획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으며 현재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임상도 병행 중이다. 지난달 말 종근당은 나파벨탄이 우크라이나 보건부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국내를 비롯해 8개국에서 진행될 예정인 글로벌 임상의 첫 해외 승인으로,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브라질과 인도·태국·러시아·아르헨티나·페루에서도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 ‘코비블록’을,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각각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임상 2상 결과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달 2b상 추가 분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임상3상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신풍제약은 지난 8월 말 승인을 받고 임상 3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42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할 예정이다.
현재 신풍제약은 본격적인 임상 진행에 들어가기 전 단계인 임상기관 별 심의(IRB) 절차를 밟고 있다. 아울러 환자 모집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환자 투약을 개시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업체의 임상 진행현황을 감안하면 ‘국산 2호 코로나치료제’ 연내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2021.09.08.기준) [자료: 식약처]](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110/420093_410965_5946.jpg)
◇ 임상 단계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 잇따라
허가 심사에서 좌초되거나 임상 단계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면서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을 발표한 국내 제약사는 일양약품과 GC녹십자, 부광약품 3곳이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임상 3상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며 개발이 무산됐다.
GC녹십자도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 개발을 접었다.
식약처는 지난 5월 지코비딕에 대해 국내 초기 임상 2상 시험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만으로 입증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조건부 허가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GC녹십자는 지난 6월 지코비딕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부광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왔는데, 지난달 30일 레보비르 캡슐의 코로나19에 대한 두번째 2상 CLV-203 임상시험에서 주평가변수에서 위약대비 레보비르 캡슐의 치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두 건의 2상 임상시험에서 모두 중대한 이상사례는 없었고, 앞선 임상시험을 통해 레보비르 캡슐은 중등증의 코로나 고혈압 환자군에서 바이러스의 감소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의미 있었다”며 다만 “향후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추가적인 개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8월 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상에 들어갔지만 진척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작년 9월 분자표적항암제 ‘아이발티노스타트’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병용치료에 대한 코로나19 임상2상 시험계획승인을 자진 취하했다.
지난해 7월 임상 2상을 승인받은 ‘CG-CAM20’은 환자 모집을 진행한 이후 관련 소식이 없는 상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달 16일 멕시코 메디멕스와 코로나19 흡입 치료제 'UI030' 현지 공급 및 판매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디에고 라모스 메디맥스 대표,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사진: 한국유나이티드제약]](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110/420093_410966_242.jpg)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선언만 하고 임상에 들어가지 않은 제약사들도 있다.
연초 보도자료 등으로 치료제 개발을 발표한 곳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이연제약, 보령제약, 아이큐어, 삼천당제약, 씨티씨바이오, 신신제약 등이다.
이중 임상을 진행한 곳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스페인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보령제약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시작된지 2년에 가까워졌음에도 국내 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술력’ 을 꼽고 있다.
모더나가 메르스 때부터 mRNA를 연구해왔듯이,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첨단기술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원천기술이 학계에 머물면서 산업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금력’ 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국내 제약사들의 규모는 비교가 힘들 정도로 작다. 이 격차를 좁혀줄 우리 정부의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놓지 못한 기업들의 책임도 분명히 있지만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미국의 경우 기업에 대한 조 단위의 비용 지원과 함께 신속허가 등 전폭적인 정책지원도 아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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