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IT인프라 시장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갖는 중량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서버 업체들도 클라우드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체질 개선의 핵심은 프라이빗(내부용) 서비스형 인프라(IaaS)다. 프라이빗 IaaS는 퍼블릭 클라우드처럼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방식으로 쓰지만,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내부용으로 쓰는 점이 가장 크게 다르다.
엔터프라이즈 하드웨어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대형 서버 업체들이 대거 프라이빗 IaaS를 차세대 사업 키워드로 내건 만큼 향후 기업 IT인프라 시장은 IaaS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소유 vs 접속 구도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접속해 쓰느냐가 핵심적인 경쟁 프레임이 됐다.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기업들을 상대로 프라이빗 IaaS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업체 중 하나다. HPE는 2019년 서비스형 IT인프라인 그린레이크(GreenLake)를 선보였고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그린레이크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워크로드들을 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고도화했다고 강조한다.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놓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제대로 한번 붙어볼만 하다는 의지도 내비친다.
한국서도 HPE는 그린레이크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한국HPE에서 그린레이크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박성철 한국HPE 상무와 프라이빗 IaaS 최신 트렌드와 그린레이크 전략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최근 본사 차원에서 그린레이크 관련 업그레이드를 대거 발표했다. 업그레이드에서 핵심 메시지를 꼽는다면.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그린레이크는 IaaS를 넘어 컨테니어를 포함한 서비스형 플랫폼(PaaS)로 확장됐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워크로드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린레이크를 위한 전용 하드웨어가 공개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린레이크 개념을 현실화하는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HPE가 이번에 발표한 그린레이크 라이트하우스는 PaaS로 가상 데스크톱, 인공지능(AI)/머신러닝(AI), 고성능컴퓨티(HPC) 등 워크로드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패키징해 제공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기업들은 필요한 워크로드에 따라 플래폼을 배포, 운영 관리할 수 있다. 가상머신(VM), 컨테이너, 베어메탈(가상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하드웨어 환경)을 모두 지원한다.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상대로 그린레이크 같은 프라이빗 IaaS 플랫폼이 갖는 강점은?
그린레이크는 운영 방식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비슷하지만 기업들이 전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엔터프라이즈 기업 워크로드들 중에선 현실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기 어려운 곳들이 더 많다. 생산라인을 보유한 곳들은 서버를 밖으로 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1~2년전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가자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이 기업 내부용 클라우드를 내놓는 것은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IaaS는 기존에 IT인프라를 구매해 구축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들이 익숙치 않을 수 있는 만큼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어색해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도입에 따르는 가능성을 보면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민첩성 등에 대한 이점은 인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부에 두더라도 퍼블릭 클라우드와 같은 방식으로 쓰는 IT인프라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클라우드를 써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비용 측면에선 어떤가.
IT인프라를 구매해서 구축하는 예전 방식은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하드웨어를 30~50% 정도 추가로 설치했다. 예상치 못한 수요를 고려해서였다. 하지만 그린레이크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이 부분에선 비용 절감 효과가 분명히 있다. 용량이 더 필요해도 모뮬식인 만큼 이전보다 빠르게 추가할 수 있다.
-그린레이크 타깃 시장은 어떻게 잡았는가? 그린레이크 같은 인프라가 효과적인 특정 산업이 있다고 보는가?
특정 산업 보다는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우선 공략 대상이다. 현재까지 그린레이크를 도입한 국내 기업들은 30개 정도다. 구체적인 이름은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IT서비스 업체와 금융권 최근 도입 사례를 공유하고 싶다.
모 IT서비스 업체의 경우 가상 데스크톱(VDI)용으로 그린레이크를 도입했는데,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쓰고 있던 사용하고 있던 내부 VDI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린레이크를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 회사는 관계사 및 대외 고객들을 상대로 클라우드 사업도 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 고객의 경우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버무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케이스다. 이 금융 회사는 일부 시스템엔 퍼블릭 클라우들 적용하고 보안과 성능이 중요한 코어DB 시스템은 그린레이크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기존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는개발-운영-재해복구 순으로 시스템이 구축되는데, 통상 2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이 금융회사는 그린레이크를 통해 시스템 사용 시점에 맞게 인프라를 적용했다. 정해진 단가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타임 투 마켓이 가능해졌고 비용도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서버 업체들도 요즘 프라이빗 IaaS 플랫폼을 강조하고 있다. 그린레이크에 대해 차별화 포인트로 꼽는 것들은 무엇인가?
인프라 시스템별 다양한 과금단위 체계, 정교하고 투명한 미터링 및 관리 툴인 HPE 그린레이크 센트럴이다. 특히 미터링은 기업들이 실제로 인프라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측정하는 핵심적인 기술인데, HPE가 앞서 있다고 본다.
HPE는 실제 사용량을 기반으로 측정하기 위해 CPU 코어, VM, 스토리지 GB, 네트워크 포트 등 다양하고 투명한 미터링을 통해 향후 사용량 예측이 가능하며 비용 효율적으로 인프라를 배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단가가 줄어드는 HPE 그린레이크 과금 체계 (Pay Band)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선 통합 관리도 중요할 수 밖에 없다. HPE 그린레이크 센트럴은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포함해 한 대시보드에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전체 클라우드 사용 현황 및 비용을 확인할 수 있고 보다 효과적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본사 차원에서 그린레이크를 앞세워 서비스 회사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HPE는 어떤가.
그린레이크 관련해 매출 목표를 계속 달성하고 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거의 200% 정도다. 내부 조직도 전사 차원에서 그린레이크를 파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11월부터 시작하는 2022년 회계연도는 한국HPE에게도 전환의 해가 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서비스형 데스크톱 잡아라...HP도 테라디시 인수
- 서버·스토리지 '중기간 경쟁제품' 재지정 놓고 시끌
- 한국HPE-한미글로벌 동맹..."국내 진출 해외 기업 데이터센터 구축 정조준"
- HPE,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도 공격 행보...'앰풀' 인수
- "퍼블릭 아닌 기업 전용 IaaS, 5년 안에 1000% 성장"
- 서비스형 IT인프라 키우는 HPE, 또 M&A...3억7400만달러에 제르토 인수
- [디투피플] "이제 구축형 데이터센터 전략 버려라"
- 뉴타닉스, HPE 그린레이크서 멀티 데이터베이스 관리 솔루션 제공
- 데이터센터도 퍼블릭 클라우드처럼...HPE, 기업용 IaaS 올인
- 컴퓨팅 온 디맨드 넘어 실리콘 온 디맨드로...HPE, 기업용 IaaS 업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