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108/413382_407037_1052.jpg)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모바일 업체들인 네이버, 카카오, NHN이 최근 B2C를 넘어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B2B 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진배치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기존 B2C 주력 사업의 현재와 미래에만 주목하는 것 같다.
이들 업체들이 B2B 사업과 관련해 쏟아내는 메시지 강도와 시장 관심 간 온도차가 꽤 커보인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NHN 2분기 실적 발표 현장에서도 B2B 사업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분위기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B2B 사업에 대해 묻는 애널리스트들이 없었고 NHN만 B2B 테크 사업에 대한 얘기가 조금 나왔을 뿐이다.
네이버는 7월 22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B2B 사업의 선봉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8.1% 성장한 9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중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7% 이상 성장했다. 네이버는 거대 AI모델 ‘하이퍼 클로바’, ‘클라우드 로봇시스템’ 등 차세대 B2B솔루션도 본격적인 테스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네이버에서 클라우드를 포함하는 B2B 사업 부문은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사업과 함께 신사업 '빅4'를 통하고 있다. 네이버 경영진 차원에서 클라우드를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 관심은 아직은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경영진을 상대로한 애널리스트 질문은 커머스, 콘텐츠 부문에 집중됐다.
8월 6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카카오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애널리스트 질문은 커머스나 콘텐츠, 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쏟아졌다.
카카오는 2019년 말 B2B 사업을 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고, 이후 통합 협업 플랫폼 카카오워크, 클라우드 플랫폼인 카카오 아이(i)클라우드를 내놓는 등 B2B 시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B2B 사업을 위한 외부 인력도 대거 충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옮기는 직원들 때문에 걱정이라는 하소연이 중소 IT업체 CEO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카카오판 B2B 사업을 바라보는 IT업계 관심과 긴장감도 커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협업과 클라우드를 앞세워 공공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면서 기존 B2B 테크 기업들과 경쟁하는 장면이 이미 연출되고 있다.
매출 측면에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아직 100개가 넘는 관계사들로 이뤄진 카카오 패밀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2분기 실적에서도 B2B 부분은 별도 항목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 전사 차원에서 B2B 사업이 갖는 중량감은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카카오워크는 카카오 패밀리 전체에서도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카카오는 기업용 카카오톡을 표방하는 카카오워크에 대한 행보에도 공을 들였다. 당장 큰돈이 안될지 몰라도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생길만한 타이밍이지만 애널리스트는 다른 사업들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NHN의 경우 네이버나 카카오와 비교해 B2B 테크 부문에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NHN는 창립 8주년을 맞아▲기술 ▲커머스 ▲콘텐츠 ▲페이먼트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테크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기술사업은 클라우드와 AI, 데이터, 협업 솔루션을 중심으로 국내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확장에 초점이 맞춰진다. NHN 클라우드는 2022년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분사하고 글로벌 매출을 확대해 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NHN은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NHN 클라우드 사업 확대와 글로벌 MSP사업 호조로 기술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51.3%, 전 분기 대비 13.7% 증가한 6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선 클라우드 매출 전망 및 이익 기여도에 대한 애널리스트 질문이 나왔다. NHN은 "내년 하반기에는 흑자 기조에 들어설 것이다. IDC나 지방에서 확대되는 기술 부분 사업 영역이 커지고 있어, 2023년과 2024년 성장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고 답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비 게임 사업은 장기적인 만큼, 게임에 좀더 투자하면 단기적인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주문도 있었다. 기존 주력 사업인 게임에도 좀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일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이에 대해 NHN은 "게임도 히트작을 내놓기 위해 시도하고 있지만 크게 히트하는 신작이 없다보니 투자자들 기대치를 높여주는 것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형 IP와 협력도 준비중인 만큼, 관심과 기대를 가져달라"고 답했다.
B2C로 큰 테크 기업들이 B2B로 확장하는 코스는 글로벌한 현상이다.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은 이미 영업 이익 절반 이상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로 거둬들이고 있고, 구글도 광고를 보완할 차세대 수익 사업으로 클라우드를 정하고 적지 않은 실탄을 쏟아 붓고 있다.
이들 기업 B2B 사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 관심도 적지 않다. 특히 AWS는 아마존 실적 평가와 전망에서 대형 변수로 부상한지 오래다. 구글의 경우 구글 클라우드로 적자폭을 크게 줄인 점이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반면 한국 시장은 분위기는 아직은 좀 다르다. 거물급 인터넷 업체들은 B2B 사업에 계속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보여줄 만한 숫자가 별로 없다 보니, 애널리스트들의 관심 테마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애널리스트들 입장에선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미래도 불투명한 B2B 사업보다는 포털 업체들이 추진하는 이커머스, 콘텐츠 같은 신사업에 보다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도 "애널리스트들이 B2B 사업을 다소 생소해 할 수 있는 만큼, IR 차원에서 B2B 메시지를 좀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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